진상규명 500여명 투입한 경찰…참사원인·경찰대응 투트랙 조사
서울경찰청 수사본부, 501명 국수본 특별수사본부로
'112신고 대응 미흡' 서울청·용산서 상대 특별감찰팀
'결국 경찰이 경찰 셀프 수사하는 셈 아니냐' 비판도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 대국민 사과 입장 표명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2.11.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경찰 수사는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규명하는 조사와 경찰의 초동 대응 미흡 의혹 등을 들여다보는 조사가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경찰은 501명의 수사본부를 새로 구성해 사고원인 수사에 나섰고, 특별감찰팀을 편성해 다수의 신고 요청이 들어왔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감찰한다.
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참사 나흘째인 지난 1일 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소속의 특별수사본부로 교체하고 총 501명을 투입했다. 특별수사본부장은 상급자의 지휘와 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수사를 통해 이태원 사고의 원인과 책임 소재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다고 경찰청은 설명했다.
특수본은 그간 서울경찰청 수사본부가 진행해온 참사 원인 규명 과제를 이어받게 된다.
경찰은 현재까지 사고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와 사고 당시 현장 모습이 담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 생존자·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현장 재구성 작업을 하고 있다.
앞서 일부 목격자들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일부 남성 무리가 "밀어" 등의 말을 하며 사람들을 고의로 밀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역시 조사 대상이다. 경찰은 현장 영상을 토대로 이들을 특정하는 등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한 뒤 법리 검토 등에 착수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는 고인과 유족에 대한 명예훼손, 모욕,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나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해서는 총 15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을 진행 중이고, 118건에 대해 삭제·차단 요청을 한 상태다.
아울러 특수본은 사고 지점인 해밀톤호텔 불법 증축 시설에 대해 관련법 위반 여부 등 사실관계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앞서 해밀톤호텔 일반건축물대장과 용산구 등에 따르면 호텔 측은 본관 북측 주점의 테라스(17.4㎡)를 무단 증축한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약 5m였던 폭이 3~4m 가량으로 좁아지면서 참사 현장을 피하려는 시민들이 통행하거나 대피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들면서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청은 이와 별개로 15명으로 구성된 특별감찰팀을 꾸려 서울 용산경찰서 등을 상대로 경찰의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감찰에 나선다.
전날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당일 오후 6시34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신고 11건을 받고도 4건만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예고된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현장에서 적은 파출소 인력으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서울경찰청 등 상급관서에서 기동대 추가 투입 등 제때 상황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에 대해 고강도 감찰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서울경찰청 수사본부를 국수본 특별수사본부로 교체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찰이 경찰을 '셀프 수사'하는 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경찰이 자체 책임 소재를 가리는 만큼 '제식구 감싸기'나 '꼬리자르기' 등이 우려된다는 비판도 있다. 이와 관련, 윤희근 경찰청장은 전날 "제 살을 도려내는 읍참마속의 각오로 임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