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현실]①1월에 핀 개나리…한반도 곳곳 이상 신호
지난 11일, 울진·강릉·순천 1월 일최고기온 극값 경신
지난해 중부지방은 '물폭탄', 남부지방은 가뭄에 시달려
온실가스 계속 배출할 경우, 금세기 말 남부에 겨울 사라져
[서울=뉴시스] 박진희. 2022.01.14.(사진 = 인스타그램 캡쳐) [email protected]*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새해 들어서는 봄·가을 수준의 날씨가 지속되기도 했는데, 기후위기에 따른 이상기후 현상이 한반도에서도 가시화된 모양새다.
온실가스 감축 등 적극적인 노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겨울이 사라질 것이란 섬뜩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4시 울진(16도), 강릉(16도), 순천(13.8도)의 일최고기온은 1월 극값을 경신했다. 울산(15.6도), 부산(13.6도), 제주(16.5도) 등에서도 봄날에 가까운 기온을 기록했다.
1년 중 가장 춥다는 1월에 강추위 대신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눈이 아닌 겨울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또 3~4월에야 피어나는 개나리가 한반도에서 피어나는 등 겨울철 높은 기온은 또 다른 이상 현상을 부른 모습이다.
배우 박진희씨는 지난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화 시기가 3월 말인 개나리가 1월 초에 예쁘게도 피었다"며 "기후변화 지나 기후위기. 지금은 기후비상 시대"라고 적었다. 박씨는 노랗게 피어난 개나리와 피켓을 든 자신의 모습도 함께 올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1월 극값은 따뜻한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3~4일간 기온 상승이 있었다"며 "낮 동안 일사 효과로 열이 축적되고 서풍이 불면서 상대적으로 온난건조한 공기가 들어왔으며 저기압과 고기압 사이로 남풍이 불면서 기온이 올랐다. 이상 기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기후를 살펴보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이상 현상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서울 등 중부지역은 지난해 '물폭탄이 떨어졌다'고 할 정도로 강수량이 많았던 반면 남부지방은 가뭄에 시달리면서 극단적으로 유형이 나뉘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2년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중부지방 누적 강수량은 941.3㎜로 평년보다 높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그러나 남부지방은 483.3㎜로 중부지방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여름철 장마 기간에 많은 비를 뿌리는데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걸려있던 탓이다.
이로 인해 남부지방은 기상가뭄 일수가 227.3일로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지난 1974년 이래 가장 긴 가뭄을 겪었다.
온실가스를 지금과 같이 배출할 경우, 제주도를 비롯한 남부지방은 이번 세기말 겨울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도 나오고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를 현재와 비슷하게 배출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가 적용되면 17개 광역시·도의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 연평균 기온은 현재(10.5~16.1도) 대비 2.2~6.7도 상승한다.
이에 따라 폭염일도 현재 4.8~32.4일에서 69.1~120.1일로 늘어나며 열대야일은 2.2~22.5일에서 55.2~103.3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전북, 전남, 경남, 제주 등 8개 광역시·도는 이번 세기말 겨울이 '0일'이다.
겨울 한파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강원과 충북, 경기, 경북을 제외한 광역지자체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일이 '0일'로 계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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