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장현성 "연습하면서 정화…이 행복함 관객과 나누고 싶어"
23년 만에 뮤지컬 무대...'맘마미아!'의 '샘' 역
"김문정 음악감독 제안, 큰 용기 내 오디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샘 역할을 맡은 배우 장현성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4. [email protected]
배우 장현성(53)은 요즘 신바람이 났다. 23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 24일 개막하는 뮤지컬 '맘마미아!'에 '샘' 역으로 출연한다.
"제겐 이런 작품이 필요했어요. 연습하며 매일 정화되는 기분이에요. 동료들과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살아있다는 게 얼마나 축복인가 새삼 다시 느끼고 있죠. 나중에 이 시간을 돌아봤을 때 힐링으로 남게 될 작품이죠. 관객들과 이 행복감을 나누고 싶어요."
최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맨땅에 헤딩하는 각오로 연습하고 있다"며 설렘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샘 역할을 맡은 배우 장현성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4. [email protected]
뮤지컬에 다시 도전장을 내민 건 그에게도 큰 용기였다. 쟁쟁한 뮤지컬 스타들을 보며 더 이상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자체 판결을 내린 터였다. 그 손을 다시 이끌어준 건 김문정 음악감독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해 음악 예능 '뜨거운 싱어즈'에 함께 출연했다.
"지금 뮤지컬 배우들을 보면 뮤지컬을 위해 태어난 사람들 같아요. 20대 때 저도 열심히 했지만, 그때와는 수준이 다르죠. 이젠 객석에서 즐겨야 하는 장르라고만 여겼어요. 그런데 김문정 감독님이 제안하며 할 수 있다고 격려해줬고, 용기 내 오디션을 봤어요. 그동안 마음은 있었지만 겁이 나서 선뜻 하겠다고 못했었죠. 욕심에 덜컥했다가 폐가 될까봐 거절도 했어요. 지금은 너무 큰 행운을 잡은 기분으로 하고 있어요."
30년 연기를 해온 베테랑 배우임에도 오디션을 보는 낯선 풍경도 펼쳐졌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게 더 좋았다. "캐스팅 과정이 오디션으로 투명하게 이뤄진다는 게 좋았어요. 떨리긴 했지만 부담은 안 됐죠."
장현성은 스스로 "전형적인 노력파 배우"라고 말한다. 본래 배우가 꿈은 아니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연출을 전공했다. 그러던 중 1993년 대학생 시절 우연히 오디션을 본 뮤지컬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로 무대에 첫발을 들였다. 당시 뇌수막염 진단을 받고 휴학했지만, 다행히 보름 만에 완치했고 이후 대학로를 배회하다가 보게 된 공연 포스터가 계기였다. 이듬해엔 극단 학전에 입단하며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황정민·김윤석·설경구·조승우와 '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렸다.)
오랜만의 뮤지컬인 만큼 처음 시작하는 마음가짐이다. 수준급 기타 실력에 평소 음악을 워낙 좋아했기에 지금은 즐기면서 하고 있단다.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해답은 반복적인 연습뿐이다.
"다른 배우들은 숙련공이잖아요. 저는 연기는 오래됐지만, 뮤지컬은 또 다르죠. 정확한 음정과 박자를 맞추려 계속 연습하고 있어요. 안무도 앙상블들이 대학생이라면 저는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는 거죠. 그들이 10번 연습을 하면, 저는 200~300번을 해야 해요. 이 친구들에게 손톱만큼도 누가 돼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죠. 제가 또 열심히 하는 재주가 있거든요.(웃음)"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샘 역할을 맡은 배우 장현성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3.04. [email protected]
데뷔 30년차에 만난 '맘마미아!'는 그에게도 선물이다. 배우로서 좋은 자극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을 물꼬로 뮤지컬을 계속 이어갈 거냐는 물음엔 "솔직히 말하면 욕심은 있다"고 답했다.
"드라마나 영화는 카메라가 켜진 순간에 얻는 에너지가 있고, 뮤지컬은 동지애로 함께 노력하며 완성해가는 성취감이 있어요. 차근히 쌓아가는 그 기쁨이 너무 좋아요. 배우는 늘 시험 보듯 다른 사람을 표현해야 하는 숙명이 있죠. 이 작품은 배우로서 제 표현을 좀더 확장할 수 있게 해줘요. 저는 제가 보고 싶은 작품을 연기할 때가 가장 행복한데, 이 작품이 바로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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