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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도 日 오염수 방류 주목…현지어민 "피 끓는다" 분노

등록 2023.04.20 17:52:56수정 2023.04.20 21: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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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인터뷰 등 오염수 방류 상황 상세 보도

전문가 "日결정, 옳지않아…탱크 더 만들어야"

[후쿠시마=AP/뉴시스]2021년 2월 일본 북동부 후쿠시마현 오쿠마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회색, 베이지색 및 파란색)가 늘어서 있다. 2023.04.20.

[후쿠시마=AP/뉴시스]2021년 2월 일본 북동부 후쿠시마현 오쿠마초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오염수를 저장하는 탱크(회색, 베이지색 및 파란색)가 늘어서 있다. 2023.04.20.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현지 어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을 미국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전한 방사성 개념은 과학적 보다는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주목했다.

CNN은 이날 "후쿠시마 어업은 원자력 재해에서 살아남았다. 12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다음 조치가 이를 끝낼지고 모른다는 데 대해 두려워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3대에 걸쳐 어업을 계속하고 있는 77세 어부 시가 긴자부로의 사례를 소개했다.

시가는 어선 가득 물고기를 잡아도 곧 바로 시장으로 향할 수 없다. 포획한 어류에 방사능이 있는지 테스트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계속해온 의식이다.

사고 당시 원전에서 나온 방사능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당국은 인근 3개 지역 해안에서 어업 활동을 중단시켰다. 1년이 넘어 어업 활동은 재개됐으나 포획한 어획물은 반드시 방사능 검사를 거쳐야 했다.

이후 2021년 일본은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어류 포획 제한을 해재했으며, 일본의 수산물 등 식품 수입 제한을 실시하는 국가들도 줄어갔다.

시가와 일본 어업계 사람들은 지난 몇 년 간 악몽을 이제 뒤로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2023년 여름부터 100만t 이상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을 때 어업 산업은 휘청거렸다고 CNN은 지적했다.

후쿠시마 어업 관계자들은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하든, 안전하지 않든 어획물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 회복을 위해 열심히 싸워온 삶이 다시 위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원전 사고 1년 전인 2010년 후쿠시마 연안 어획량은 약 6900만 달러 규모였다. 2018년 약 1700만 달러로 감소했다. 2022년 약 2600만 달러까지 회복했다.

시가는 "정부는 처리수(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을 알고 있으나, 우리 어업인들에게는 우리의 완전한 동의 없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처럼 느껴진다"고 분노했다. 이에 "피가 끓는다"고 덧붙였다.

시가는 "만일 정부가 지금 후쿠시마 앞바다에 물(오염수)를 방류한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 우리의 노력이 낭비될 것이다"고 토로했다.

일본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해 처리수로 부르고 있으며, IAEA도 같은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정화 처리한 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은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2021년 4월 13일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오염수를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해 왔으나, 이후 오염수 방류를 올해 시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오염수에 물을 섞어 트리튬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출할 계획이다. 이 희석수가 1ℓ당 1500베크렐(㏃) 수준이다.
[후쿠시마=AP/뉴시스]지난해 3월3일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보관 탱크 앞을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2023.04.20.

[후쿠시마=AP/뉴시스]지난해 3월3일 도쿄전력이 운영하는 일본 후쿠시마현 후쿠시마 제1 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보관 탱크 앞을 한 근로자가 지나가고 있다. 2023.04.20.


CNN은 트리튬이 과연 안전한지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트리튬이 자연적으로 발생한다는 주장을 한다고 짚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또한 적은 양의 트리튬 해양 방류는 안전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트리튬은 빗물, 바닷물, 수돗물 등에 소량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체에도 적은 양이 자연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안전한" 방사성 개념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으며, 일부는 과학적인 개념 보다는 정치적인 개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의 환경과학 과학자 팀 무소는 "수십년 간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중국, 한국 등 전세계 원전들은 트리튬에 오염된 폐기물을 각각 자국 국가 할당량 아래 배출해 왔다"면서 "엄청난 양의 트리튬을 생산하지 않고는 (핵 에너지를) 생산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오염수를 방류하는 도쿄전력을 공격한다면 "다른 모든 원전에서 트리튬을 환경으로 방출하는 관행도 검토돼야 할 것이다. 이는 벌레 통조림을 여는 격이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트리튬 피폭의 생물학적 결과는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환경 방사능에 대한 독립 컨설턴드인 이안 페얼리는 CNN에 일본의 트리튬 포함 오염수 방류 결정에 대해 "두 가지 잘못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보관하기 위한 더 많은 저장 탱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오염수 탱크는 이미 100기가 넘어선 상황이다. 점점 탱크가 차면서 오염수를 보관할 곳이 줄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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