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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HBM 선두"…삼성 vs SK하닉, 컨콜서도 자존심 대결

등록 2023.07.27 16:14:49수정 2023.07.27 18: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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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 시장 선두업체"

SK하이닉스 "HBM, 우리가 가장 앞서"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3.07.27.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2023.07.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는 HBM 시장의 선두 업체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도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27일,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

"고객들의 피드백을 보면 타임투마켓(빠른 시장 대응 능력) 관점, 제품 완성도, 양산 품질, 필드 품질을 종합해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는 점이 확인된다."(26일,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발표)

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최근 AI(인공지능) 열풍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HBM(고대역폭메모리)'를 둘러싸고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반도체 D램을 수직으로 쌓은 제품이다. D램을 많이 쌓은 만큼 데이터 저장 용량이 크고,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 AI 시대의 필수재로 꼽힌다. 특히 제품 가격이 일반 D램보다 6~7배 이상 비싸 반도체 불황기에 메모리 기업들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오전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최근 AI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HBM 수요는 앞으로 5년 동안 30% 중후반의 성장이 예상되고, 올해와 내년에는 가파른 수요 성장이 기대된다"며 "수요 성장세에 맞춰 당사는 HBM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당사는 HBM 시장의 선두업체로서 HBM2를 주요 고객사에 독점 공급했고, 후속으로 HBM2E도 제품 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고 있다"며 "그 다음 세대인 HBM3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용량으로 고객과 협의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8단 16GB와 12단 24GB 제품의 경우 주요 업체에 출하를 시작했다. 다음 세대인 HBM3P 제품도 24GB 기반으로 하반기 출시 예정이고, 이 역시 업계 최고 성능과 용량으로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HBM 공급 역량 측면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HBM 시장 내 메이저 공급업체로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업계 최고  HBM 생산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전년 대비 2배 수준인 10억 기가비트 중반을 넘어서는 고객 수요를 이미 확보했고, 하반기 추가 수주 대비 생산성 향상을 통한 공급 역량 확대를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래 급증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 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으로 현재 2024년 HBM 생산능력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보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당사는 앞으로도 HBM의 선두업체로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유지함과 동시에 향후 HBM 수요 본격 확대에 맞춰 적기 공급 대응을 통해 업계 리더십을 지속 제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2023.04.26.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2023.04.26. [email protected]


이에 비해 SK하이닉스도 전날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HBM 경쟁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고객들 피드백을 보면 타임투마켓 관점, 제품 완성도, 양산 품질, 필드 품질을 종합해 당사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당사는 HBM 시장 초기부터 오랜 기간 동안 경험과 기술경쟁력을 축적해 왔고,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HBM 로드맵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며 자사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측은 "HBM 로드맵은 현재 엑셀러레이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그래픽 프로세서 업체들과 나란히 출시 간격을 잘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3년여간 HBM2E부터 HBM3로 넘어오는 과정, 그 다음 HBM3E 탑재 플랜을 종합해 보면 약 2년 간격으로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 부분을 감안하면 2026년경부터는 HBM4 세대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고 당사는 거기에 맞춰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현재 4세대 HBM인 'HBM3'를 양산하는 유일한 업체다. 지난 4월에는 세계 최초로 12단 적층 HBM3 24GB 패키지를 개발하고 AMD 등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50%로 1위를 차지했고, 삼성전자(40%)와 마이크론(10%)이 뒤를 이었다. 올해의 경우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 등 SK하이닉스가 점유율을 더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90%를 주름 잡는 엔비디아에 4세대 HBM인 'HBM3'를 독점 납품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올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을 공급할 예정이어서, 메모리 업계 1·2위 업체 간 치열한 HBM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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