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퍼붓다 맑아지는 '오락가락' 하늘…"대기 불안정 때문"
따뜻한 공기·차가운 공기 만나 '스콜성 강우'
주말 약한 비…남부 중심 늦여름 더위 기승
다음 주 초반, 전국에 강한 비 내릴 가능성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최근 들어 단시간에 세찬 비가 쏟아졌다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는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일으키는 대기 불안정을 그 이유로 꼽았다. 사진은 지난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이동하는 모습. 2023.0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최근 들어 단시간에 세찬 비가 쏟아졌다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는 등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갑고 건조한 공기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만나 일으키는 대기 불안정을 그 이유로 꼽았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시기엔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세찬 비가 퍼부은 뒤 날이 화창해지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학과 교수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2000년대 들어 북쪽에 있는 찬 공기가 한반도 남쪽에서 올라오는 덥고 습한 공기와 부딪히는 일이 잦아졌다. 그것이 이유"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김 교수는 "일단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 주변 바다가 따뜻해지면서 대기 중 수증기 함유량이 높아지며 공기가 습해졌다. 이렇게 축적된 수증기가 갑자기 비로 쏟아지는 경우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지면이 열을 받아 뜨거워지면서 수증기가 많고, 가벼운 공기는 상승하게 된다. 이 수증기들이 대기 중에서 강하고 폭발적인 비구름을 형성해 짧은 시간에 세찬 비가 쏟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이런 현상이 특별하거나, 예년보다 유달리 많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 통보관은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며 발생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비가 내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남쪽으로부터 고온다습한 공기가 강하게 유입되니 비가 강하게 내리고, 뒤쪽에 자리잡고 있던 건조 공기가 저기압이 지나간 자리를 차지하며 순식간에 비가 그치고 날씨가 바뀌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기상청이 개최한 '장마 발생과 소멸, 강수 유형 변화' 언론 세미나에서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며 극지방 기온이 올라갔고, 극지의 찬 공기를 가뒀던 제트기류가 약해졌다고 진단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로 인해 북극의 냉기가 동아시아로 밀려 내려와 북태평양 기단과 더 세게 부딪혀 위아래로 가늘고 긴 선상 강수대가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기 상황으로 대류 불안정이 높아져 짧은 시간 비가 쏟아졌다가 금방 그치는 스콜성 강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번 주말(26~27일)은 경상권과 강원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이 다시 찜통더위를 겪겠다. 다음 주 초반(28~30일)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9호 태풍 사올라와 제10호 태풍 담레이 등의 영향으로 강수지역과 강수량 등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사진은 지난 22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갑자기 내리는 비에 한 시민이 박스로 머리를 가린 채 이동하는 모습. 2023.08.22. [email protected]
한편, 이번 주말(26~27일)은 경상권과 강원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국이 다시 찜통더위를 겪겠다. 다음 주 초반(28~30일)은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9호 태풍 사올라와 제10호 태풍 담레이 등의 영향으로 강수지역과 강수량 등에 변동이 있을 수도 있다.
기상청은 이날 수시 예보 브리핑에서 "이번 주말, 우리나라는 중국 북동쪽에 중심을 둔 고기압과 일본 열도에 위치한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가끔 구름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고 밝혔다.
최정희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일요일인 오는 27일엔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는 경상권과 강원영동 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8월 말이지만, 무더위는 계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특히 남부지방을 중심으론 최고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돌며 폭염특보 확대 가능성이 있다. 도심과 해안지역, 제주도에선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가 필요하다.
다음 주 초반엔 우리나라가 저기압의 영향권에 들며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최 예보분석관은 "중국 산둥반도 부근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며 "이 저기압 뒤쪽에 나타나는 기압골 형태를 보면,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의 경계 사이에서 정체전선으로 인한 강수가 나타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아직까진 태풍과 저기압의 발달 정도, 이동 경로 등에 따라 강수량, 강수 집중 지역 및 강수 시간의 변동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지난 24일 발생한 제9호 태풍 사올라는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북동쪽 해상에서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날 오전 발생한 제10호 태풍 담레이는 괌 동북동쪽 해상에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 남쪽 해상으로 이동할 걸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와는 다소 거리가 있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