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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폰 단자로 아이폰 충전?…애플의 USB-C 득일까 실일까

등록 2023.09.15 06:00:00수정 2023.09.15 06: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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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5 이후 11년 만에 아이폰15에 USB-C 도입

라이트닝 제거, 단기적으로 소비자 불편·수익 악화 야기할수도

장기적으로는 애플 생태계 확장·프로 라인업 유인 등 장점 커

[쿠퍼티노=AP/뉴시스]아이폰15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진행된 신제품 공개 행사에 전시돼있다. 2023.9.12.

[쿠퍼티노=AP/뉴시스]아이폰15가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진행된 신제품 공개 행사에 전시돼있다. 2023.9.12.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애플이 11년 만에 고집을 꺾었다. 아이폰15 시리즈부터 아이폰에도 라이트닝 대신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에서 쓰는 'USB-C' 충전 단자를 도입했다.

애플이 유럽연합(EU) 규제라는 타의에 의해 USB-C를 채택한 만큼 일각에서는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USB-C 도입이 애플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애플파크에서 아이폰15 시리즈와 애플워치9, 애플워치 울트라2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아이폰15 시리즈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단연 USB-C 단자 도입이다. 그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USB-C를 채택한 것과 대조적으로 애플은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을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애플이 USB-C를 도입한 것은 지난 2012년 아이폰5 이후 11년 만이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중심으로 USB-C 도입이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로 하여금 '짜증나게 할 큰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기존에 아이폰, 에어팟, 이어팟 등을 사용하기 위해 사용했던 라이트닝 케이블을 앞으로 나올 신제품에는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지난 2012년 애플이 30핀 커넥터에서 라이트닝으로 변경될 때도 기존의 많은 충전기를 쓸모없게 만들었다며 당장은 애플 팬들이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USB-C 도입, 단기적으로는 손해?…고가의 라이트닝 케이블 판매 수익 줄어들 듯

애플의 입장에서도 라이트닝 케이블을 포기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손해를 보게됐다. 라이트닝 케이블이 USB-C 케이블보다 가격이 더 비싸 수익을 내기 좋았기 때문이다. USB-C는 공개특허라 어떤 제조회사든 별다른 로열티 없이 생산할 수 있지만, 라이트닝은 애플이 특허를 갖고 있다. 결국 정식 생산을 위해서는 애플에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해야만 해 가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애플이 고집스럽게 라이트닝 규격을 사용해온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폰에 USB-C가 도입된 것은 EU가 내년부터 유럽 내에 판매되는 모든 전자기기에 USB-C 단자를 도입해야 한다는 초강력 규제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해당 규제 법안 도입 과정에서 애플은 USB-C 변경 시 버려지는 라이트닝 케이블로 인해 환경 오염이 심화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업계에서는 애플이 라이트닝 케이블 판매 수익을 포기하기 어려워서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은 USB-C 도입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등 자사 하드웨어를 케이블 하나로 모두 충전할 수 있다며 호환성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은 USB-C 도입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등 자사 하드웨어를 케이블 하나로 모두 충전할 수 있다며 호환성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애플 생태계 내외 USB-C 선순환 일어날 수도…'프로 차등화' 전략에도 기여 전망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아이폰의 USB-C 도입이 애플에도 선순환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규격 통일로 인한 '호환성'이라는 강점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미 아이폰 외에 아이패드, 맥북 등의 기기에는 2010년대 후반부터 USB-C를 도입한 바 있다.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용량이 더 크고, 고용량 파일 등을 다뤄야 하는 태블릿, 노트북에서는 전송·충전 성능이 더 뛰어난 USB-C가 적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플이 자사 제품 사이에서도 다른 규격을 채택하면서 더 많은 비판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USB-C는 애플 생태계 내에서 호환성이 강화되는 것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제품을 쓰던 이들을 아이폰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다른 규격이라는 거부감이 옅어지면서 아이폰의 깔끔한 디자인, 애플 실리콘 기반의 높은 성능과 같은 장점이 눈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15로 넘어가도 괜찮겠다"는 반응이 드물지 않게 나오고 있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USB-C가 일반 라인업-프로 라인업 차등화라는 애플의 전략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

당장 애플은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전송 성능에도 차이를 뒀다. 전 모델에 USB-C 단자가 장착되긴 했으나 일반·플러스 모델은 라이트닝과 동일한 속도의 USB 2.0이 적용되고, 프로·프로 맥스에만 전송 속도가 20배 가량 빠른 USB 3.0(케이블 별도 판매)이 적용된 것이다.

그간 애플은 최신 AP, 티타늄 프레임, 다이내믹 아일랜드, 120㎐ 주사율 등 고성능 신기술들을 아이폰 프로 라인업에만 적용해왔다. 더 비싼 제품에 확실한 성능 차이를 둬 소비자들을 유인한 전략이다. 이 차등화 전략은 제대로 적중해 애플이 높은 스마트폰 수익을 내는 기반이 되고 있다. USB-C 성능 차등화도 이러한 전략에 더 불을 붙일 수 있다.

애플은 EU의 규제 도입 과정에서 강하게 반발해왔지만 이제는 되려 USB-C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모양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의 아이폰15 소개란을 보면 'USB-C. 호환성의 아이콘'이라는 문구와 함께 USB-C의 장점을 선보이고 있다.

애플은 "새롭게 탑재된 USB‑C 커넥터 덕분에 아이폰15을 충전할 때 쓰는 케이블로 맥 또는 아이패드도 충전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아이폰15을 사용해 애플워치나 에어팟을 충전할 수도 있다"며 "여러 종류의 케이블을 써야 했던 번거로움, 이제 안녕이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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