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신당 창당에 민주당 내 ‘의견 분분’
이낙연 "신당 창당 실무적 준비해야"…이준석 연대도 시사
비명계는 연말 결단 강조…이낙연, 제3지대 인사와 접촉해
친명계 "'반이재명'으로는 명분 없어…한 석도 얻지 못할 것"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서울 동대문구 삼육보건대학교에서 대한민국 생존전략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하고 있다. 2023.12.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힌 가운데 당 내부에서는 '이낙연 신당'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낙준연대'를 띄웠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비명계는 양당 정치 폐해에 공감하는 국민들이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제3지대 출현을 원하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친명계는 '반명' 깃발을 든 이낙연 신당은 명분도 없고 영향력도 미미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낙준연대' 가능성에 대해 "낙석연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11일 야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실무 작업에 착수하는 모양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이 본격화한 것이냐'는 물음에는 "실무적인 일이 굉장히 많은 만큼 누군가는 당연히 준비해야 한다"며 "결단은 늦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른바 '낙준연대론'도 내비쳤다. 그는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할 충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뜻을 모을 필요가 있다"며 "이준석 전 대표도 때가 되면 만나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내 인사들에게는 아직 관련 의사를 타진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대로가 좋은지, 아닌지의 기점에 대해 결심하고 있는 사람들부터 함께 하는 게 우선"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 내 혁신계를 표방하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김종민·이원욱·윤영찬·조응천 의원도 전날 국회에서 지지자들 함께하는 토크쇼를 열며 세력 과시에 나섰다. 행사에는 친이낙연계 시민모임 '민주주의실천행동'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민주당 최대 리스크는 이재명 대표라고 거칠게 비판하며 이달까지 당이 변하지 않으면 거취를 결단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탈당 후 신당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종민 의원은 "아직 신당 계획은 없다. 민주당이 바뀌면 신당이 되는 것"이라면서도 "연말까지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고 안 되면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했다.
윤영찬 의원도 "12월까지는 민주당을 지키고 바꾸는 시간"이라며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우리의 마음이 만나는 순간이 생기면 그때 뭔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중대 결심에 대해 "탈당이나 신당 창당은 아니다"라고 부인해왔다. 하지만 이 전 대표가 연일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비명계의 행보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전 대표와 비명계가 민주당을 떠나 제3지대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야권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제3지대 신당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인사들과 만나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는 최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날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무소속 의원과도 만남을 갖는다.
반면 친명계는 '반이재명'이 신당 창당의 명분이 될 수 없고 민주 진영의 분열을 야기하는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신당에 참여할 민주당 내 의원들도 극소수여서 총선에 미칠 파급력도 미풍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대한민국에서 전두환, 노태우 시절의 민한당 이후에 안철수, 손학규로 이어졌던 일종의 정통 여당과 다른 사쿠라 노선인데 성공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수도권과 호남, 예를 들어 호남에서의 어떤 표의 갈림을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수도권과 호남을 포함한 전국적으로 한 석도 못 얻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낙준연대'에 대해 "제가 볼 때는 '낙준연대'가 아니라 '낙석연대' 같다"며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 통합적인 훌륭한 정치를 해왔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총선 시기에 모이는 그러한 일시적인 이합집산을 안정적인 한국 정치 발전의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했다.
친명계 장경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이준석 전 대표가 만나는 건 '낙석연대'라 본다"며 "이걸 다르게 말하면 '낙석주의'가 된다. 조심해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낙석주의'"라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지금 많은 신당과 연대 논의들은 지역구 출마냐, 소위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냐고 봤을 때 후자에 가깝다고 본다"며 "정치적 사상과 목표가 아닌 정치적 셈법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 내부에서도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한 이견이 나온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께서 하시는 말씀의 내용에 대해서는 저도 굉장히 공감하는데 정치적인 행보의 문제는 좀 다른 문제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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