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좀비기업 증시 퇴출 강화, 실효성 얻으려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정부의 부실 기업 퇴출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지난 2022년 12월부터 시행된 방안에는 ▲2년 연속 자본잠식률 50% 이상 ▲2년 연속 매출액 미만(코스피 50억원·코스닥 30억원) 등 재무 관련 상장폐지 사유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전환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주가 미달(액면가의 20% 미만) 요건, 4년 연속 영업손실 관리종목 지정 및 5년 연속 영업손실 실질심사 사유도 삭제하며 상장폐지 기준을 완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에 많은 부실 기업이 남아 있게 되면 여러 부작용이 생긴다. 실제로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좀비기업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등 투기세력이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보인다. 일례로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선 기간이 총 2년을 초과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심사 보류,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현재 4년 가까이 거래가 멈춘 기업들도 있다. 결국 상장폐지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법당국과 공조한 법적 제도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간판만 유지하고 있는 좀비기업들을 과감하게 도려내는 것 만으로도 우리 증시의 건전성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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