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갤럭시' 가격 방어 나설까…삼성, 가치혁신팀 신설
삼성, 이르면 '삼성 리뉴드폰' 연내 국내 판매 시작할 듯
아이폰보다 가격하락 빠른 갤럭시 중고폰…브랜드 가치 제고 기대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삼성전자가 자사 첫 AI(인공지능)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전세계 주요 국가에서 공식 출시한 31일 서울 마포구 삼성스토어 홍대를 찾은 시민이 갤럭시 S24 시리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갤럭시 S24 시리즈는 한국,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싱가포르 등을 시작으로 전세계 120여개국에 순차 출시된다. 2024.01.31. [email protected]
이미 해외에서 시행 중인 '리뉴드폰' 사업을 국내에서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중고 갤럭시폰의 가치를 높여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MX사업부 영업혁신팀 내부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 팀을 신설했다. 팀명 그대로 갤럭시 제품의 가치 혁신에 초점을 두는 팀으로, 특히 국내 중고폰 사업 관련 검토·연구 등을 진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국내 중고폰 사업은 해외 시장과 같이 리뉴드폰을 출시하는 형태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리뉴드폰은 반품 제품이나 매장 전시품, 중고 제품 등을 업체에서 직접 수리·정비한 뒤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올해 중 국내에서도 리뉴드폰 판매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갤럭시 리뉴드폰이 판매되고 있다. 미국 기준 갤럭시 S23 울트라 리뉴드폰은 정상가 1199.99달러보다 약 300달러 저렴한 약 919달러 수준이다. 갤럭시 S23 플러스와 일반 모델 리뉴드폰도 정상가 대비 100~200달러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뉴드폰은 최대 50% 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가계통신비 인하에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 동참해달라는 주문이 나온 바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 확대에 통신 요금 뿐만 아니라 높은 단말기 가격도 일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작년 7월 기준 국내 휴대폰 단말기 평균 가격은 약 87만3000원으로 9년 전인 2014년(약 64만원)보다 약 41% 올랐다.
당시 국감에 참여한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중저가폰을 확대하고 리뉴드폰을 판매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해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팀 신설 및 중고폰 사업 검토도 이같은 발언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리뉴드폰은 삼성전자가 직접 중고폰을 회수한 뒤 100가지 이상의 항목을 직접 점검·수리해 재판매하는 형태다.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는 만큼 신뢰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접 판매하는 리뉴드폰은 중고제품이라 하더라도 배터리 등은 신규 부품으로 교체되고, 단말 고유식별번호(IMEI)도 별도 할당된다. 포장, 충전 케이블 등도 새 것으로 제공된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리뉴드폰을 국내에서도 직접 관리·판매할 경우 가계통신비 인하 효과와 함께 중고 갤럭시 제품의 가치 관리·향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 폰은 애플 아이폰 대비 중고 제품의 가치 하락이 심한 경향을 보여왔다. 미국의 중고폰 매매 플랫폼 셀셀(SellCell)은 갤럭시 S22와 아이폰13 시리즈가 구매한 지 두 달 후 MSRP(권장소비자가격) 대비 46.8%, 16.4% 하락했다는 집계를 내놓기도 했다. 똑같이 기기를 새 것처럼 유지했어도 S22의 가격 하락 폭이 아이폰13의 3배에 달했던 셈이다. 이처럼 두 브랜드의 감가상각률 차이가 심해 일부 소비자들은 향후 중고폰 판매 등을 고려해 아이폰을 더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도 리뉴드폰을 출시해 중고 제품을 직접 관리할 경우 국회가 요구한 가계통신비 절감과 함께 갤럭시 브랜드 가치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고폰 판매가 향후 신제품 판매 성과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작년 국감에서 중고폰 판매 등을 직접 언급한 만큼 사업 검토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우리나라 중고폰 사업의 시장성 자체가 다소 불투명한 만큼 어떤 식으로 추진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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