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천우희 "얘가 얘였어?라는 말이 너무 좋아요"
넷플릭스 드라마 '더 에이트 쇼' 출연해
유희와 쾌락 추구하는 '8층' 송세라 맡아
"작품 잘 됐으면…가장 기쁜 건 대중 반응"
"나 아닌 인물로 보일 때 배우로서 만족"
[서울=뉴시스] 배우 천우희. (사진=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공) 2024.05.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강산 인턴 기자 = 배우 천우희(37) 경력에서 가장 강렬한 연기를 하나 꼽아 보라고 하면 아마도 여전히 많은 이들이 2014년 '한공주'를 고를 것이다. 대표작이라고 하면 영화 '곡성'(2016)도 있고 드라마 '멜로가 체질'(2019)도 있다. 그래도 '한공주'에서 보여준 천우희의 눈빛에는 더 오래 기억될 특별함이 있었다. 사실상 무명에 가까웠던 그는 그해 청룡영화상에서 김희애·전도연·손예진·심은경을 제치고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하지만 '한공주'도 벌써 10년 전 영화. 그런데 천우희에게 10년 주기라는 게 있는 걸까. 2004년 데뷔 후 '한공주'로 주목 받기까지 10년, 그리고 다시 10년이 지난 올해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The 8 Show)(5월17일 공개)에서 잔상이 크게 남는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를 찾아왔다. 이 작품에서 천우희가 연기한 캐릭터는 일명 '8층'. '더 에이트 쇼'를 본다면 다른 건 다 기억 못해도 8층의 천진난만하면서도 광기 섞인 웃음만은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작품 공개 후 만난 천우희는 인터뷰에서 "이런 작업에서 가장 기쁜 건 대중의 반응"이라며 "많은 분이 좋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작품 출연 결정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어요. 원래는 대본을 받고 결정을 하기 전에 캐릭터 분석을 먼저 해보고 선택을 해왔는데, 이번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그냥 한 번 해볼까'하고 생각했어요. 사회적인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는 방식으로 풀어나간 작품이고, 제가 맡은 역할도 지금까지 해봤던 것들과 아예 달랐어요."
웹툰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이 원작인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우희가 맡은 '8층'은 더 많은 돈과 더 많은 권한을 통해 그 공간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인물이다. 모두가 탈출을 원하는 이 공간에서 유일하게 나가고 싶어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고통에 빠트리면서 쇼를 즐기는 잔혹함도 갖고 있다.
천우희는 8층의 독특함에 이끌렸지만 연기를 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쇼의 모든 순간 저는 항상 즐거움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라며 "어찌 보면 남들은 '너 연기하기 편했겠다'고 할 수도 있다. 몸도 거의 안 쓰고 고통스럽지도 않았으니까"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8층이 그저 독특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천우희는 8층을 "쇼의 주최자가 의도하는 바를 본능적으로 간파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8층은 등장 인물들의 반란 과정을 모두 간파해요. 그리고 그걸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즐겁게 받아들여요. 마지막 장면이 그런 부분들을 잘 담아낸 것 같아요."
천우희는 '더 에이트 쇼'와 더불어 현재 방영 중인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에도 출연 중이다. 같은 시기에 두 드라마에게 출연하게 된 천우희는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이 있다고 했다. "저는 제가 아니라 드라마 속 인물로서 비춰질 때가 배우로서 가장 만족감이 커요. 그래서 저에게 가장 좋은 칭찬은 '얘가 얘였어?' 라는 말이에요. 이번에도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랑 '더 에이트 쇼' 두 개가 동시에 나가게 됐는데, 댓글 중 '두 인물이 한 사람이 연기한 것이라는 게 놀랍다'는 말이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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