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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질책도 받은 김호중 구속영장 발부엔 '증거인멸' 결정적

등록 2024.05.24 22:2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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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염려', 재판부 판단 따라 달라질 수 있었지만

법조계 "증거인멸 행위 너무 많고 기각도 쉽지 않았을 것"

실질심사 시 대리 자수 지시 등 두고 판사 질타도 나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5.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05.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정 오정우 기자 =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과 소속사 대표 및 본부장이 24일 일괄 구속된 데에는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는 부분이 결정적이었다. 이러한 판단에는 김씨 측이 사건 이후 벌였던 행언이 주효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법은 24일 오후 8시24분께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 2명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공개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것이 구속영장 발부의 이유였다.

형사소송법상 재판은 불구속 재판이 원칙이다. 다만 해당법 제70조에 따라 법원은 피고인이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피고인이 일정한 주거가 없을 때 ▲증거인멸 염려가 있을 때 ▲도주 염려가 있을 때 등에 구속이 가능하다.

김씨의 경우 주거지가 없거나, 도망 염려는 없다고 할 수 있고, 다만 증거 인멸 가능성에 대해선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해석이 따랐다.

법조계에서는 김씨가 음주운전 사고를 낸 후 소속사 관계자에 연락해 대리 자백을 요구한 점, 옷까지 바꿔입으면서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점, 경기 소재 호텔로 이동했다가 음주 17시간 만에 경찰을 찾아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측정을 한 점, 소속사 대표 이광득씨가 대리 허위 자수를 본인 지시한 것이라고 밝힌 점, 유력 증거인 사고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삼켰다'며 폐기·은닉한 점 등 세간에 알려진 정황들이 구속 가능성을 키운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는 "이 범행 자체는 피해자와 합의된 사안이라 아주 중하다고 보기엔 애매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증거 인멸 행위로 보이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많은 국민이 관심 갖는 사안이라 재판부도 기각 판단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증거인멸은 있었지만 피해자랑 합의했고 도주 우려 없다고 판단한다면 과연 '증거인멸'을 판단하는 기준이 무엇이냐는 지적이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또 범행 전후 상황이 알려진 후에도 계속 콘서트를 강행한 측면도 제가 보기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심사에서는 판사가 김씨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는 질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가 사고 후 소속사의 막내 매니저급 직원 A씨에게 전화해 대리 허위 자백을 부탁했다는 진술을 두고 물은 것이다. A씨는 끝내 김씨의 요구를 거절했고, 이후 김씨의 매니저가 경찰에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 자수했다.

검찰이 지난 20일 수사단계에서 범인도피·은닉 및 교사, 증거인멸·위조 및 교사, 문서위조 및 교사, 위증 및 교사,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을 '사법방해' 행위로 정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찰은 이에 관해 처벌 규정을 적극 적용하고 구속 사유에도 적극 반영하기로 한 바 있다.

구체적 사례로 ▲음주 운전·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음주 교통사고 후 의도적 추가 음주 ▲법률상 용인되는 진술 거부를 넘어선 적극·조직·계획적 허위 진술 ▲진상 은폐를 위한 허위 진술 교사·종용 ▲증거 조작과 증거인멸·폐기 ▲위증과 증거위조 등이다.

김씨의 경우 매니저와 운전자 바꿔치기를 시도했고, 교통사고 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시는 장면도 폐쇄회로(CC)TV를 통해 드러났다. 범행 후 잠적했다가 17시간만에 혈중알코올 농도 측정을 받고, 0.03% 미만 수치 판정을 받은 점, 사건 공론화 초기에는 부인하다가 사고 발생 열흘만이었던 이달 19일에서야 음주 운전을 인정한 점 등으로 국민적 공분이 커졌다는 점도 구속 판단 이유로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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