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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감정에는 죄가 없다…'인사이드 아웃 2'에 공감하는 이유

등록 2024.07.01 07:4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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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춘기를 겪는 라일리의 감정을 보여주는 인사이드 아웃 2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춘기를 겪는 라일리의 감정을 보여주는 인사이드 아웃 2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민선 리포터 =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가 지난 2015년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1'의 기록을 뛰어넘는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인이 전 세계적 흥행의 첫번째 요인으로 꼽힌다.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는 '라일리 앤더슨'이라는 사춘기 소녀와, 그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있는 다섯 가지 주요 감정(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 겪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사건의 해결 과정에서 감정들의 행동이 현실의 라일리에게 어떻게 적용되는 지도 함께 표현된다.

1편은 11살 소녀 라일리가 당장 마주친 현실 상황과 갈등에 의해 발생하는 감정 변화를 중점으로 다룬다면, 2편은 라일리가 13살이 돼 청소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자아의 형태를 중점으로 다룬다.
[서울=뉴시스] 새로운 감정들(불안, 부럽, 따분, 당황)에 의해 유리병에 갇혀 쫓겨난 다섯 감정들(왼쪽부터 슬픔, 기쁨, 소심, 버럭, 까칠)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새로운 감정들(불안, 부럽, 따분, 당황)에 의해 유리병에 갇혀 쫓겨난 다섯 감정들(왼쪽부터 슬픔, 기쁨, 소심, 버럭, 까칠)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사이드 아웃 2에 드러나는 가장 큰 변화는 감정 컨트롤 본부에 생긴 라일리의 사춘기 경보에 의해 기존의 다섯 가지 감정 외의 새로운 감정들(불안, 부럽, 따분, 당황)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새로운 감정들의 주축인 '불안'은 라일리에게 당장 직면한 상황만이 아닌, 미래에 발생할 부정적인 상황과 요소의 가능성까지 전부 고려해 배제하려는 성향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기존의 다섯 감정은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쓸모없는 감정'으로 취급돼 유리병에 갇혀 감정 컨트롤 본부 밖으로 쫓겨난다.

이로 인해 라일리는 기존의 '기쁨'이라는 감정 대신 '불안'이라는 감정을 중점으로 새로운 자아 형성이 이루어진다.
[서울=뉴시스] 교내 하키팀 선수로 활동하는 라일리(가운데)와 그녀의 친구인 브리(왼쪽), 그레이스(오른쪽)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교내 하키팀 선수로 활동하는 라일리(가운데)와 그녀의 친구인 브리(왼쪽), 그레이스(오른쪽)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라일리의 사춘기 이전 자아는 라일리에게 주어진 '학교'와 '친구'라는 한정적인 사회관계 속에서, 기존의 감정들이 기쁨의 주도하에 부정적인 기억을 배제하고 긍정적인 기억을 받아들여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라일리는 '고등학교 하키 캠프(새로운 환경)'에 참여해 '하키 강호팀 소속이자 자신이 동경해온 선배(기존의 인간관계를 벗어난 인물)'를 만나게 된다.

또한 캠프에 참여하기 직전, 기존의 친구들은 라일리와 다른 고등학교로 진학이 결정된 것을 알게 된다. 때문에 미래에는 라일리가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경험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에 충실한 기존의 다섯 가지 감정들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이 때문에 새로운 감정인 불안은 기존의 감정들만으로는 대비하기 힘든 '미래의 상황'까지 고려하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불안이 통솔하는 새 감정들은 기존의 감정들을 내쫓고, 미래에 발생할 모든 부정적인 상황을 예측해 이를 대비할 수 있도록 감정 컨트롤 본부를 제어하게 된다.
[서울=뉴시스] 라일리의 자아를 새로 형성하는 감정들(왼쪽부터 당황, 불안, 부럽, 따분)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라일리의 자아를 새로 형성하는 감정들(왼쪽부터 당황, 불안, 부럽, 따분)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동안 라일리는 초등학교, 중학교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지내왔고, 라일리의 부모님만큼 인생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기에 기존의 다섯 감정이 형성했던 긍정적인 자아는 사실상 '미성숙한 상태'다.

그런 라일리에게 '하키 캠프'는 '중학교'라는 기존의 공간에서 벗어나 이전과 다른 경험을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때 라일리는 캠프에서 '동경하는 밸 선배와 친해지기', '하키 강호 파이어호그 팀 입단'이라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려고 한다.

때문에 불안은 라일리의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기존의 감정들이 만들어낸 자아를 부정하고 '완벽한 자아'를 형성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라일리의 감정은 '불안'이 중점이 된다.

라일리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자신의 진로가 무너지고 인간관계를 망치게 돼 인생이 불행해진다'는 생각으로 완벽하게 행동하려 하고, 자신도 모르게 주위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과장되게 행동한다.

이는 의도치 않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며, 결국 "나는 왜 이 모양일까?(I'm not good enough)"는 자책으로 이루어진 자아를 형성한다.

이는 청소년기를 거치며 성장해 갈수록 현재의 행복보다는 미래의 불확실한 상황에 더 신경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상실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1편에 등장했던 동심의 상징 '빙봉'의 부재, 라일리가 과거에 좋아하던 캐릭터들이 비밀금고에 갇혀있는 모습,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쫓겨난 기쁨의 "어른이 될수록 기쁨을 덜 느끼게 되는 건가 봐"라는 대사는 이를 더욱 부각시킨다.
[서울=뉴시스] 새로운 감정들의 리더인 '불안'을 만난 기존의 감정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새로운 감정들의 리더인 '불안'을 만난 기존의 감정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기존의 감정들은 라일리의 자아 변화에 혼란스러워하며, 라일리의 긍정적인 자아를 되돌리기 위해 다시 감정 본부로 돌아가기를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감정들은 자신이 담당하는 한 가지 감정만 보여주는 것이 아닌 다양한 감정과 행동을 보여준다.

그 예로 대부분의 상황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기쁨'은 라일리가 불안에 의해 부정적인 자아 형성이 진행될 때 슬픔·분노를 표현하고, '버럭'은 그런 기쁨을 위로하거나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불안의 눈을 피해 감정 본부를 제어하며 기존의 감정들이 본부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역할은 전작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취급됐던 '슬픔'이 담당한다.

이는 라일리가 성장함에 따라 라일리의 내면을 이루는 감정들도 더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형태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감정 컨트롤 본부에 공존하는 라일리의 감정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감정 컨트롤 본부에 공존하는 라일리의 감정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라일리가 어떤 사람이 될지는 네가 정하는 게 아냐. 불안아. 이제 라일리를 놔줘" -인사이드 아웃 2 후반부 기쁨의 대사

라일리에게 부정적인 자아가 형성되자 불안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라일리를 다시 완벽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제어판을 독차지하게 된다.

한편 기존의 감정들은 이전에 배제했던 라일리의 부정적인 기억들이 쌓여있는 '기억의 저편'을 이용해 다시 본부로 돌아온 후, 불안을 멈추게 하기 위해 '라일리의 자아를 만드는 것은 너(불안)만이 아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불안 또한 실질적으로는 라일리의 감정으로서 라일리를 위하려는 취지를 갖고 있었기에 자신의 과한 행위가 라일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깨닫고 행동을 멈춘다.

이후 기존의 다섯 가지 감정들과 새로운 네 가지 감정들은 감정 컨트롤 본부에 공존하며 라일리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기로 한다.

이때 감정 컨트롤 본부에는 라일리의 긍정적인 기억과 부정적인 기억이 모여 새로운 자아가 형성된다.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감정만이 아닌, 모든 내면의 감정을 포용하고 조화하는 것이 성숙한 자아를 형성하는 과정임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 함께 어울려서 노는 라일리와 친구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함께 어울려서 노는 라일리와 친구들 (사진=픽사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2024.06.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사이드 아웃 2는 라일리의 상황을 통해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진학·진로 고민, 새로운 인간관계 형성, 교우관계 갈등 등 10대로서 경험하게 되는 고민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감정들의 변화, 그리고 여러 감정을 통해 얻는 자아 인지 과정은 현재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뿐만 아니라 과거 사춘기를 거쳤던 성인에게도 공감대를 형성해 감정이입을 느끼게 한다.

또한, 새로 등장하는 감정들은 라일리의 입장에서 악역, 선역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입체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2편의 새로운 주역으로 등장하는 불안, 부럽, 따분, 당황 등의 감정은 라일리의 감정 제어를 차지해 불안정한 자아를 형성했지만, 라일리가 자신의 인생과 목표를 위해 행동하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등 긍정적인 작용을 보여주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감정들도 기존의 감정들과 융화해 라일리의 자아를 형성하며, 이는 성숙한 자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당장 완벽한 모습이 아닌 미성숙한 상태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와 이어진다.

작품 내적으로는 감정의 의인화와 입체적인 캐릭터성, 극적인 스토리로 흥미 요소를 보여준다면, 작품 외적으로는 불안, 당황 등의 감정을 경험하며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성장을 이루어내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관객으로부터 공감과 위로를 준다.

◎튜브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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