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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한계사업자로 전락…표준화된 콘텐츠 대가 산정 필요"

등록 2024.07.25 16:59:01수정 2024.07.25 21: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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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 경영 위기 지속…OTT가 대체재로

유료방송-콘텐츠사업자 사용료 분쟁 늘어…제도 개선 필요성 제기

[서울=뉴시스] 최은수 기자=한국방송학회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4.07.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은수 기자=한국방송학회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2024.07.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IPTV(인터넷TV), SO·케이블TV(종합유선방송사업자) 등 유료방송의 실적 하향세가 지속되면서 콘텐츠사업자와 콘텐츠 대가 산정 법적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자 간의 협상이 아닌 정확한 시장 가치에 근거해 표준화된 대가 산정을 정부가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합리적인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세미나를 개최했다.

발제를 맡은 곽정호 호서대학교 교수는 유튜브, 넷플릭스 등 IP(지식재산권) 기반의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레거시 미디어가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곽 교수는 "유료방송 사업자의 매출액과 수익성이 한계에 봉착했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거치면서 소비자들은 실시간 방송인 유료방송 보다는 모아보기를 주로 한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유료방송의 대체제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IP기반 미디어 환경 변화는 기존 방송시장 재원을 축소시키고, 유료방송의 콘텐츠 사용료와 관련한 대가의 산정, 배분과 관련된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는 게 곽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사업자 간 협상과정에서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을 선언하기도 한다. 시청자 권리 침해까지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라며 "합리적 대가 산정을 위해 협상보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SO와 위성 사업자는 한계사업자로 전락했다고 곽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현재 경영 환경 지속되면 한계사업자의 방송사업 지속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유료방송의 영업수지 악화는 결국 콘텐츠 대가로 지급할 수 있는 재원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유료방송 시장과 콘텐츠 시장의 동반 붕괴가 우려된다"고 했다.

문제는 유료방송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사용료는 사업자 간 협상에 의해 산정된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사업자의 재송신료 지급 규모는 2012년 594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연평균 23.87% 증가하는 추세다. 전통적 미디어 시장은 축소되고 시장 규모 및 지배력에 따른 협상력 우위는 커짐에 따라 협상을 통해 적정 수준의 콘텐츠 대가를 정하기 어려워지면서 법적 분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곽 교수는 "협상이론에서 하류업체의 상류업체에 대한 시장지배력은 쌍방의 관계를 전제로 형성된다"며 "현행 콘텐츠 사용료는 이론적 경쟁시장의 가격방식 및 수준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상황이며 콘텐츠 사용료의 가격설정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크게 높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선공급 후계약 등을 비롯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지만 대가와 관련된 이슈는 규정하지 못했다는 점을 곽 교수는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유료방송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도래한 상황에서 벤치마킹할 합리적 대가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SO의 경영 상황 악화에는 콘텐츠 대가 비용 증가가 주 원인이 됐다고 곽 교수는 분석했다. 그는 "가입자가 빠지는 상황에서 사용료가 늘어나면 견딜 수 있겠나"라며 "프로그램 사용료 비중이 90% 육박한다는 것은 매출에 연동되지 못하고 비용만 내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즉 유료방송과 콘텐츠 사업자의 선순환적 동반성장이 가능한 구조를 형성하기 위한 새로운 콘텐츠 사용료 산정 방안이 필수적이라는 게 곽 교수가 제시하는 정책 방향이다. 특히 정확한 시장가치 산출하기 위해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사용료 사용기준 정립으로 신뢰도를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료방송사와 콘텐츠제공사 상호 간의 가치 증감에 기여한 합리적 대가를 산출해 상호 간의 상생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곽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OTT와 유료방송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시장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상호 간의 공정경쟁이 가능한 제도적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유료방송 사업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콘텐츠 대가 산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창희 소장은 "유료방송사업자들이 콘텐츠 대가 지불로 산업에 대한 많은 투자를 했고 이용자들에게도 합리적 가격으로 다양한 서비스 이용할 수 있게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 소장은 "레거시 사업자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정부 필요에 의해 도입됐고 산업에 기여를 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수십년간 방송매체를 높은 품질 통해 이용하고 싶은 국민들이 많아서 정부가 보호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가 처한 어려움을 줄여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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