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수업, 2학기에도 16.6%는 기존 교실서…'공간·인력' 숙제
늘봄 전용교실 늘었지만…일반교실 겸용 다수
학교들 '근로장학생·자원봉사자'까지 동원해
교육부, 교사들에 "과도기 혼란 이해해달라"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의 첫 번째 지역연계형 늘봄학교인 서울시 거점 4호 키움센터에서 서울매봉초등학교와 서울오류남초등학교 학생들이 반려동물 교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1학기 시범 도입됐던 늘봄학교가 2학기부터는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된다. 전국 초1 학생 약 34만8000명 중 약 28만명(80%)이 늘봄학교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대적인 변화를 앞뒀지만 여전히 공간 확충 문제와 교사 확보 등의 과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전용교실을 마련하지 못한 학교는 2학기에도 일반 교실이나 도서관·과학실 등 특별실을 늘봄학교 교실로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 1학기 늘봄 전용교실은 7971개로 전체의 33.6%에 불과했다. 일반교실 겸용 비율은 16.7%(3959개), 도서관 등 특별실 겸용 비율은 49.7%(1만1790개)였다.
2학기에는 늘봄 전용교실이 1만4253실(37.3%) 운영될 예정이다. 과학실·음악실·도서관 등 특별실을 활용한 경우는 46.1%(1만7617실)다. 여전히 나머지는 일반교실(16.6%, 6327실)을 사용하게 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담임교사가 늘봄교실을 위해 공간을 내어주는 경우 교사연구실이 제대로 확보돼야 하지만 미흡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라며 "교사연구실 확보와 환경 구축에 아낌없이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학년도 2학기 늘봄학교 도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8.14. [email protected]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강사 확보도 난항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지난 6월 돌봄 강사 수요 조사를 마치고 인력을 배정했지만 이후 포기자들이 나오며 다시 강사를 구하고 있다. 교총은 "농·산·어촌 학교에서는 전담 인력, 강사 등을 구하기가 어렵고 중도에 그만두는 일도 많아 채용 부담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각 시도 교육청은 근로장학생, 자원봉사자까지 동원해 늘봄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놓고도 비판은 이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대구에서 근로장학생을 활용해 학생 안전 관리를 지원했다고 밝혔는데 학생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근로장학생이 무슨 책임을 질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부산, 대구, 대전, 충북, 경북 등에서 활용했다고 밝힌 자원봉사자 인력들은 얼마나 장기적으로 근무하며 늘봄학교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그나마 근로장학생, 자원봉사자 등을 구하지 못한 곳도 다수다. 대전의 한 특수학교는 중고거래플랫폼인 당근마켓에 늘봄학교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구인공고를 올려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다만 정부는 늘봄학교가 저출산 위기를 해소할 파격적인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기적 혼란을 이해해달라는 입장이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14일 서울 종로구 서울청사에서 2학기 늘봄학교 운영 준비 상황을 설명하며 "(늘봄학교 운영을 위해) 학교 안팎의 다양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인근 학교 유휴공간이나 지역사회의 공간 활용도 교육청별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지원청에서 순회 강사들을 활용하거나 추가적인 교육지원청 차원의 행정 지원을 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겠다"며 강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늘봄학교 범부처 지원본부를 통해 관계 부·처·청이 함께 늘봄학교 관련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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