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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체공녀 연대기, 1931~2011

등록 2024.08.27 16: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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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체공녀 연대기, 1931~2011 (사진=후마니타스 제공) 2024.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체공녀 연대기, 1931~2011 (사진=후마니타스 제공) 2024.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1970, 80년대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활발히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수출 주도 산업화 전략 속에서 여공의 수가 급증한 1970년대가 되면 그 이미지는 훨씬 나빠져 ‘공순이’라는 멸칭까지 붙게 된다.

1990년대부터 진행된 신자유주의화 과정은 여성의 노동자로서 가치를 더욱더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노동자들이 국가 형성 과정에 동원되거나 저항을 조직하는 방식 등에서 젠더 동학이 작동한 때문이었다.

책 '체공녀 연대기, 1931~2011'(후마니타스)는  이와 같이 20세기 한국 근대화와 노동운동의 발전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담당했던 중대한 역할과 그들에 대한 역사적 서사 사이에 지속돼 온 간극을 보여준다. 

저자인 역사학자 남화숙은 식민지 시기 평양 을밀대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인 고무 여공 강주룡부터 지난 2011년 부산 35m 크레인에 오른 용접공 김진숙까지 한 세기 동안 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사를 통해 여성 노동운동의 기억들을 복원해 낸다.

체공녀 연대기가 구성해 낸 여성노동운동사는 남성 중심 노조운동의 흑역사이기도 하다.

해방 후 조방 파업을 통해 노동법 입안과 단체교섭권을 확보한 노조들은 섬유산업과 같이 여성이 지배적인 부문에서조차 남성이 주도권을 쥐게 됐다. 여성 평조합원이 반기를 든 1970년대까지 이들 노조는 가장 부패한 산별노조였다.

저자는 이름조차 알려져 있지 않은 전남방직 '김 양'의 자살이 미친 영향을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여성들만의 민주노조가 조직화되고 확산되는 특징을 차별적으로 재현해 낸다.

저자는 주류 운동권 서사는 전태일이란 하나의 불꽃을 강조하면서 같은 민주노조 운동의 여명기에 여성 노동자들의 작은 불꽃들은 외면하게 됐다고 지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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