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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끊고 히잡써야 되나"…딥페이크 범죄에 딸가진 엄마들 '분노'

등록 2024.08.28 12:25:04수정 2024.08.29 16: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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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사진 올린 것도 아닌데 여자가 왜 조심해야 하나"

"남자들 교육시켜야…호기심일뿐이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문제"

"남학생 배제하고 여학생만 성교육? 늘 피해자가 조심해야 하나"

"성범죄 발생하면 여자만 규제…예방하려면 남자 규제해야"

"가해자에겐 문화이자 놀이…아들들에게 페미니즘 가르쳐야"

[세종=뉴시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경찰청은 오는 28일 딥페이크 범죄에 주의를 당부하는 스쿨벨(사진)을 학교와 학부모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4.08.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서울시교육청과 서울경찰청은 오는 28일 딥페이크 범죄에 주의를 당부하는 스쿨벨(사진)을 학교와 학부모에게 발송할 예정이다. (사진=서울시교육청 제공). 2024.08.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지인 등의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을 텔레그램에서 유포하는 성범죄가 초·중·고교까지 확산하자 학부모들이 크게 분노하고 있다.

28일 다수 맘카페에서는 딸 자녀가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닌지 우려하면서도 화가 난 엄마들이 올린 글들이 쏟아졌다.

200만명 이상이 가입한 한 맘카페에는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여자애들(부터) 조심시켜야 된다는게 말이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호OOO라는 아이디의 회원은 "오늘만 해도 (딥페이크 성범죄 기사를) 몇 개 본건지 어질어질하다"며 "무엇을 조심시켜야 하나. 인터넷 끊고 히잡쓰고 다녀야 하나. 현실은 히잡쓰고 다니는 여성들이 더 당하고, 졸업사진으로도 딥페이크를 하는데"라고 지적했다.

다른 엄마 회원들도 "여자애들이 자신의 노출사진을 올리는 것도 아닌데 왜 조심하라고 하나", "이런 일 자체가 없도록 남자들을 교육시켜야 한다", "그저 호기심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부모가 문제다. 자기 여동생, 엄마(몸을) 몰래 촬영하는게 짐승이지 사람인가" 등 호응하는 댓글을 달았다.

특히 엄마들은 학교 측이 남학생들은 배제한 채 피해자인 여학생들만 대상으로 성교육을 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사진=딥페이크 피해학교 지도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딥페이크 피해학교 지도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 맘카페에서는 "딥페이크 터진 남녀공학 학교에서 여학생만 불러다가 조심하라고 했다. 여자로 태어난게 죄인가, 딸 가진게 죄인가. 늘 피해자가 조심해야 하나. 기가 찬다"며 비판 글들이 잇따랐다.

3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둔 또다른 맘카페에서는 '남자아이들에게 페미니즘 교육을 하세요'라는 지적이 나왔다.

해당 글을 쓴 루OOO라는 여성은 "텔레그램 딥페이크 사건으로 어떤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을 강당에 집합시켜 성교육시키고, 남학생들은 나가서 축구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게 말이 되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나라는 성범죄가 발생하면 여성만 공포에 떨고, 여성들만 규제와 제한을 받는다"며 "성범죄를 예방하려면 남성들이 각성하고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죄책감을 못느낀다. 그들에게는 즐거운 문화이자 놀이"라며 "페미니즘은 어떤 남성들에게는 조롱의 대상이지만, 여성들은 생존권과 직결돼 있다. 제발 남자아이들에게 페미니즘을 가르쳐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지 말라고 가르쳐라. 아들 교육 다들 잘하자"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약 40만명이 참여한 딥페이크 성착취 텔레그램 채널. (사진=텔레그램 채널 캡처) 2024.08.2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약 40만명이 참여한 딥페이크 성착취 텔레그램 채널. (사진=텔레그램 채널 캡처) 2024.08.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엄마들은 "아들 성교육 최대한 열심히 해주고 있다. 가정에서도 교육 확실히 해야 한다", "가정에서부터 교육시켜야 하는 일 맞다", "1. 우리 애는 안 그래요. 2. 여자애들 단속해야 한다. 3. 여자애들이 여우같아서 그래요. 이런 말 제발 안나왔으면 좋겠다"며 공감을 쏟아냈다.

한편 최근 텔레그램에서는 초등학생부터 군인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불법 합성물이 무차별적으로 유포됐다.

텔레그램에는 전국 초·중·고·대학 이름이나 '지능방(지인능욕방)' '겹(겹치는)지인방' 등의 이름으로 딥페이크 합성물을 제작 및 유포하는 불법 대화방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겼다.

딥페이크 공포가 확산하자 수사당국과 교육당국은 실태 평가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내년 3월 말까지 7개월간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특별 집중단속'을 벌인다. 교육부는 전날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딥페이크 피해·가해 현황을 파악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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