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르스크 원전 5㎞ 거리서 美 하이마스 발견해 제거"

국가방위군 "현장서 폭발 않은 파편 발견해"

[야키마=AP/뉴시스]러시아가 자국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 근처에서 미국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하이마스가 2011년 5월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주 야키마훈련소에서 이뤄진 전투 훈련 중 발사되는 모습. 2024.08.29.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러시아가 자국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 근처에서 미국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발견해 제거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방위군은 28일(현지시각) "우리 장교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폭발하지 않은 발화 요소 180개가 들어 있는 미사일 파편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안존 조치를 준수하면서 성공적으로 이 폭발물을 무력화했다"면서 "이 탄약은 쿠르스크 원전에서 5㎞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전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쿠르스크 원전을 시찰해 정상에 가까운 상태로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IAEA는 다음 달 9일 열리는 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 소재 쿠르스크 원전과 우크라이나 소재 자포리자 원전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쿠르스크 원전은 인구 50만 명의 쿠르스크시 서편으로 40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원자로에는 활성 원자로 2곳을 비롯해 부분적으로 건설된 원자로 2곳, 해체된 구형 원자로 2곳이 있다. 쿠르스크 원전은 사고가 났던 체르노빌과 같은 유형의 RBMK 설계 발전소로 원자로 중심이 보호 돔 없이 완전히 노출돼 있다.

[쿠르차토프=AP/뉴시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27일(현지시각) 러시아 쿠르스크주 쿠르차토프에 있는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를 시찰하고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원전 부지 내,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 사례를 들었고 시찰 과정에서 공격의 흔적도 봤다며 원전이 어떠한 조건에서도 군사 행동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24.08.28.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지역을 침범·점령한 뒤로 원전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미 몇 차례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가 핵시설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는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미국과 독일 장갑차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뒤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의해 공격받는 수모를 겪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3주째 러시아 영토 일부 통제권을 쥐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 따르면 러시아 본토 1294㎢, 100개 마을을 자국 군대가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군은 쿠르스크 지역에서 영토를 수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동부전선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동·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에 빼앗긴 영토는 국토 18%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포르투갈 국토 면적과 유사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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