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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지방정부, 부채증가 압박에 “솥 부숴 쇠붙이 파는 각오?”

등록 2024.08.29 16: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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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시 비산구 태스크포스팀 이름 ‘솥 부숴 쇠붙이 팔기’

빚더미 해결하려면 돈 되는 것 뭐든 판다는 절박함 표시

[충칭=뉴시스] 중국 충칭시 홍야동 야경. 2024.08.29. *재판매 및 DB 금지

[충칭=뉴시스] 중국 충칭시 홍야동 야경. 2024.08.2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삼국지에서 항우의 결전의지를 보여주는 고사성어가 파부침주(破釜沈舟)다. 솥을 부수고 배를 가라앉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1950년대 말 대약진 때 마오쩌둥은 영국의 철강산업을 따라잡는다며 집의 솥까지 녹여 철강 생산을 늘렸다. 그만큼 중국에서 ‘솥’은 비장한 각오를 보여줄 때 등장한다. 

이번에는 충칭의 한 구(區) 정부가 ‘솥을 부숴 쇠붙이를 판다(砸鍋賣鐵)’는 이름의 태스크포스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중국 각급 지방정부가 높은 부채와 세수 감소로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충칭 비산구 정부의 특별팀은 팔 수 있는 자산은 모두 팔아 자금을 마련하자는 뜻이라고 한다.

중국의 지방정부는 올해 7개월 동안 19조 위안의 채권을 발행했는데 이중 절반은 오래된 부채 상환에 사용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대만중앙통신은 28일 특별팀의 이름에는 “닥치는 대로 돈을 모아 부채를 청산하는 등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비유가 담겨있다”고 풀이했다.

충칭 비산구는 지난해 ‘솥을 부숴 쇠붙이 팔기’ 혹은 ‘(독에 물린) 팔을 자르는 결의(壯士斷脘)’ 등의 각오로 자산 처분에 나서 102건의 자산을 처분했으며 9억 4천만 위안(약 1757억 원)을 확보했다.

중앙통신은 ‘솥을 부숴 쇠붙이를 판다’는 구절은 중국 지방정부 문서에는 새로운 용어가 아니라고 전했다.

지난해 8월 1일 칭하이성 더링하시 웹사이트에 ‘냄비 부수기 및 철 판매 요구 사항을 엄격히 이행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2월 7일 네이멍구 내몽고 우란차부시 줘즈현 웹사이트에 공개된 올해 업무 보고서에도 지난해 ‘도기와 철을 팔아’ 13억3700만 위안의 부채를 갚았다고 고시했다.

한편 비산구의 ‘솥 부시기’ 특별팀이 알려진 뒤 웨이보(중국판 카톡) 토론방에서는 ‘솥을 팔만큼 주민 생활이 팍팍해진다는 것이냐’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고 한다.

한 인플루언서는 “이는 3선, 4선, 5선 도시(지방 중소 도시) 정부의 재정 상황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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