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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초광대역 5G 서비스 결국 무산…정부, 주파수 인접대역 추가할당 요구 사실상 거절

등록 2024.09.01 12:00:00수정 2024.09.01 12: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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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2년여 만에 결론…3.7㎓ 이상 대역 '광대역' 할당 결정

인접대역 20㎒폭 할당해달라는 SKT 요구 '불수용'…SKT도 투자우선순위 변경

내년 상반기 5G 주파수 공급 계획 발표시 할당 방법 구체화


SKT 초광대역 5G 서비스 결국 무산…정부, 주파수 인접대역 추가할당 요구 사실상 거절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SK텔레콤의 ‘5G 주파수 광대역 서비스' 꿈이 결국 무산됐다.

SK텔레콤은 이용 중인 5G 주파수 100㎒ 폭과 붙어있는 3.7㎓ 이상 대역 20㎒를 더 받아 120㎒ 폭으로 서비스를 할 계획이었다. 이렇게 되면 이통3사 중 가장 힘을 덜 들이면서도 가장 빠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1월 정부에 3.7㎓ 이상 대역 주파수 40㎒를 할당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LG유플러스 인접 대역 20㎒을 추가 할당하겠다고 하자 SK텔레콤도 동일한 기회 확보를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주파수와 인접해 있는 대역에 대해서도 같은 폭으로 할당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아울러 KT까지 고려해 총 40㎒ 폭을 달라고 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대한민국 스펙트럼 플랜을 발표하면서 3.7㎓ 이상 대역 주파수에 대해서는 광대역 할당을 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현재 3.7㎓ 이상 대역에서 할당 가능한 주파수는 300㎒폭이다. 과기정통부는 올 초 스펙트럼 플랜 정책방향 토론회에서도 3.7㎓ 이상 대역에 대해 '광대역화를 검토하고 적시에 적량을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남영준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 대역이 굉장히 가치가 있는 대역인데 파편화해서 주는 게 옳겠냐는 지적이 연구반 논의에서 제기됐다”며 “20㎒ 폭은 파편화된 주파수”라고 말했다.

SKT 나홀로 '붙어있는' 최대폭 노렸지만…

SK텔레콤은 지난 2022년 1월 과기정통부에 3.7㎓ 이상 대역 20㎒ 폭 2개, 총 40㎒ 폭을 할당해 달라고 했다. 요구 대역은 현재 SK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5G 주파수(3.6~3.7㎓)와 인접해 있는 위치다.

과기정통부가 LG유플러스 보유 주파수 인접 대역 20㎒ 폭(3.4~3.42㎓)을 할당하겠다고 하자 SK텔레콤도 자사에 유리한 대역을 추가로 달라고 한 것이다.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의 경우 2018년 5G 주파수 경매 당시 혼간섭 문제가 있어 내놓지 못했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100㎒ 폭의 주파수를 가져간 반면 LG유플러스는 80㎒만 가져갔다. 정부가 차후 문제가 해결되면 할당하겠다고 해 이 대역에 인접한 위치를 선택했다.

할당 주파수 양으로만 보면 최종적으로 3사가 100㎒씩 가져가게 되는 것이지만 SK텔레콤 입장에선 LG유플러스가 첫 경매 때 확보하지 못 한 것인 데다, 공평하게 주파수를 주는 게 아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20㎒은 LG유플러스에게만 필요한 대역이라 다른 사업자가 확보할 실익이 없어 사실상 LG유플러스만을 위한 할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이뿐 만이 아니다. 당시 LG유플러스가 구축한 장비의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해 동일한 주파수 폭을 확보할 경우 자칫 5G 통신품질 평가에서 비슷하거나 혹은 뒤쳐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텔레콤이 줄곧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는데, 주파수 폭이 같아질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SK텔레콤이 원하는 대로 주파수를 가져갈 경우 이통3사 중 유일하게 5G 주파수 120㎒ 폭을 확보하게 된다. KT가 동일하게 120㎒ 폭을 확보한다 해도 SK텔레콤과 달리 붙어 있는 주파수가 아닌 떨어져 있는 대역을 써야 하기 때문에 주파수묶음기술(CA)이 필요하다. 이 경우 같은 주파수 폭이라도 연속으로 붙어있을 때 유리하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 인접 대역만 할당했고 SK텔레콤 요청에 대해서는 연구반을 가동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 인접 대역은 LG유플러스만 단독 입찰해 가져갔고, SK텔레콤은 장비를 보완했다.

무엇보다 주파수 할당 신청 이후 2년여 시간이 흐르면서 SK텔레콤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투자 필요성이 급격하게 커지자 투자 우선순위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 폭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몇 천억원대의 할당 대가가 필요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중장기 주파수 정책이 발표된 만큼, 이를 고려한 종합적인 네트워크 전략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7㎓ 이상 대역, '경쟁' 위해 '공평' 배분 안 할 수도

과기정통부는 내년 상반기에 발표할 5G 주파수 할당 계획을 통해 3.7㎓ 이상 대역 300㎒ 폭 할당 방법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한꺼번에 내놓을지, 3사 모두 공평하게 가져갈 수 있도록 할지 등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확정하지 않았다.

 5G 주파수 추가 공급의 경우 업계 수요와 5G 품질향상, 6G 주파수 확보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계획이다. 이 때 3.7㎓ 이상 대역 뿐만 아니라 3.5㎓ 인접대역, 저대역 등에 대해서도 병행 검토할 예정이다.

최병택 과기정통부 국장은 "3.7㎓ 이상 대역 할당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게 없고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반을 가동해(결정할 것)"이라며 "주파수 폭을 얼마나 내놓을지, 300㎒ 폭을 다 내놓을지, 아니면 이외 중·저 대역까지 포함할지 검토해서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

남 과장은 "형평성 있게 줄지, 어떤 사업자는 얼마 이상 못 가져가게 하는 등 차별적으로 나눠주는 등 인위적 경쟁을 유도할지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광대역에 대한 기준과 관련해서는 "LTE는 40㎒ 폭이고 5G는 100㎒ 폭으로 보고 있지만, 그렇다고 90㎒ 폭이 광대역이 아니라고 보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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