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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CEO]구본규 LS전선 대표, 공식석상 키워드는 '겸손'

등록 2024.09.06 10: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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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LS전선) 2024.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에서 '밸류업 데이'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LS전선) 2024.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

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제가 굉장히 운이 좋습니다. 제 능력과 상관없이 전방시장에 메가트렌드가 생기면서 운이 좋았는데, (임직원들에) 고마움과 함께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회사를) 잘 끌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구자엽 LS전선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S그룹 오너 3세인 구본규 LS전선 대표이사가 지난 5일 '밸류업 행사'를 통해 직접 회사 비전과 포부를 밝혔습니다.

구 대표는 2022년 1월 대표직에 오른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인데요. 마이크를 들고 막힘없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에서 그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구 대표가 보여준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겸손'이었습니다. 

대표 취임 3년차 소회를 묻자 구 대표는 "제 능력과 상관없이 전방시장에 메가트렌드가 생기면서 운이 좋았다"며 LS전선의 현 경영 상황을 운으로 돌렸습니다.

이어 "운을 잡으려면 능력도 있어야 하는데 제가 오기 전 구자열 의장 등 많은 분들의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또 한번 구자열 의장에게 공을 넘겼습니다. 구 의장은 구 대표의 5촌 당숙입니다.

그의 겸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기존 임직원들이 힘든 시기에 계속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하며 기회를 잡게 해줘 고맙다"며 "제가 잘한 건 없고 책임을 느끼며 앞으로 잘 끌고 가겠다"며 이번에는 임직원과 선임 경영자들의 성과를 치켜세웠습니다.

구 대표는 이런 겸손을 바탕으로 실적 목표도 밝혔는데요, 그래서 이 목표는 더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구 대표는 '2030년 매출 10조원' 목표와 관련 "전력'과 '통신'이라는 양축을 통해 제2 내수시장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 유럽까지 나가겠다"며 "10조원 목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제2 내수시장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러기 위해선 우리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며 "몇 달 전 미국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는 등 네트워크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뉴시스]LS전선이 LS마린솔루션, LS머트리얼즈와 함께 서울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Value-up Day)'에서 해저 케이블 및 IDC 솔루션 사업에 대한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LS전선이 LS마린솔루션, LS머트리얼즈와 함께 서울 FKI타워에서 열린 '밸류업 데이(Value-up Day)'에서 해저 케이블 및 IDC 솔루션 사업에 대한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업체 제공) 2024.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미국을 제2 내수 시장으로 삼겠다는 그의 각오는 남달라 보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1979년생인 구 대표는 미국 퍼듀대 경영학과를 나와 2007년 LS전선 미국 법인으로 입사해 미국 시장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룹에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도 알려져 있고요. 미국 전력시장이 호황기를 맞은 현재 LS전선의 선전에는 미국 상황에 밝은 구 대표의 역할이 구심점이 됐다는 평가도 들립니다.

실제 LS전선 연 매출은 구 대표 취임 전인 2021년 5조8500억원에서 2022~2023년에는 2년 연속 6조원을 돌파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가까이 증가했고요.

구 대표는 자회사 LS마린솔루션 대표까지 겸직하며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이 지난해 인수한 회사로 해저케이블 포설 시공 역량을 갖추고 있죠. 구 대표는 두 회사에 대해 "따로 볼 수 없고, 한 조직처럼 구조적으로 되어야 한다"며 "한 회사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를 맡았다"고 전했습니다.

구 대표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기업 비전도 제시했습니다. 바로 상장 계획을 밝힌 건데요.

그는 LS전선 IPO(기업공개)와 관련 "상장은 반드시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래 전망과 함께 현재에도 돈을 잘 버는 걸 보여줘야 하는데 아직은 몇 년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그 시점이 아주 먼 미래는 아니다"고 제시했습니다.

만약 LS전선이 상장한다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는 업황 수혜도 가능해 보입니다.

글로벌 전기 에너지 수요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기차, 반도체 등 전력 사용 산업군들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2021년 2만4700Twh에서 2050년 6만2159Twh으로 2.5배 증가할 예정입니다. 그만큼 전력 공급 설비 증설 필요성도 더 늘어나겠죠.

구 대표의 겸손과 미국 제2 내수시장 계획이 어떤 타이밍에 상장으로 이어져 LS전선의 중장기 비전이 될 지 주목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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