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시바 "한일 공조는 쌍방 이익"…북핵 맞서 "방위력·동맹 억지력 강화"(종합)
이시바 총리, 중참 양원 본회의 첫 소신표명 연설
"미일동맹이 기축…중국과 건설적·안정적 관계"
"납북문제, 국가 주권침해이자 정권의 가장 중요과제"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첫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04.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오후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처음으로 한 소신표명 연설에서 "현재의 전략 환경 하에서 한일이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것은 쌍방의 이익에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소신표명 연설은 정권의 기본 방침과 목표, 정치 이념, 국가상 등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자리다.
이시바 총리는 "한일 간에는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내년에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하는 것도 고려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이에 쌓아 올린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 양국의 협력을 더욱 견고하고 폭넓게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고, 중동 정세 등도 맞물려 국제사회는 분단과 대립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러한 현상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국익에 입각한 외교를 통해 일미 동맹을 기축으로, 우방국·동지국을 늘리고, 외교력과 방위력의 양 바퀴를 균형있게 강화해 우리나라의 평화, 지역의 안정을 실현하겠다"고 제시했다.
다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내세웠던 미일지위협정 개정이나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창설은 소신표명 연설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시바 총리는 "일미동맹은 일본 외교안보의 기축이자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라면서 "우선은 이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한층 강화하고, 더불어 동지국과의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취임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다음으로 한국, 호주, G7(선진 7개국) 각국 정상 순으로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거론했다.
아베 정권 이후 동지국에서는 쿼드(Quad) 회원국인 호주, 인도 등과의 연계가 중시됐었고, 한일 관계를 개선시킨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의 소신표명 연설에서도 한국을 언급한 것은 중국 다음이었다고 니혼게이자이가 지적했다.
[도쿄=AP/뉴시스](사진 왼쪽부터) 아소 다로, 스가 요시히데,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소신표명 연설을 듣고 있다. 2024.10.04.
이어 "우리나라로서는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여러 현안을 포함해 대화를 실시하고 공통의 여러 과제에 대해서는 협력하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일중 쌍방의 노력으로 구축해 갈 것"이라며 "한중일의 틀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중국 및 러시아에 의한 일련의 영공 침범은 우리나라 주권의 중대한 침해"라며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최근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으며, 미국을 사정권에 두는 장사정 미사일 개발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안전보장전략 등에 기초해 우리나라 스스로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인 납북자 피해 문제와 관련해선 "납북자와 그 가족이 고령화되는 가운데 시간적 제약이 있는 납북 문제는 한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인도적 문제, 국가 주권 침해이며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하고 "일·조 평양선언의 원점으로 돌아가 모든 납북자의 하루빨리 귀국을 실현하고 북한과의 문제 해결을 위해 저 자신의 강한 결의 아래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안보와 관련, 이시바 총리는 "방위력의 가장 큰 기반은 자위관"이라며 처우 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총리를 장(長)으로 하는 관계 각료회의를 설치해 대응책을 조속히 검토할 뜻을 표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소신표명 연설 서두에 정치자금 문제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그는 "정치자금 문제로 잃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사람에게 안심과 안전을 가져다주는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도쿄=AP/뉴시스]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도쿄에서 열린 중참 양원 본회의에서 첫 소신표명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04.
이시바 총리는 정권 운영의 기둥으로서 ▲룰 ▲일본 ▲국민 ▲지방 ▲젊은이·여성의 기회 등 5가지를 지키겠다고 내걸었다.
그는 국민의 납득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하는 동시에, 안심·안전하고 풍요로운 일본을 재구축하겠다며, 지방창생을 위한 교부금 확대, 전임 대신(장관)을 둔 방재청 설치 등에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제·재정 정책에 관해서는 "일본 경제의 디플레이션 탈피를 확실하게 하고, 일본 경제의 미래를 만들고 일본 경제를 지켜 내겠다"며 "그 중 '디플레이션 탈피'를 최우선으로 실현하기 위해 '경제가 있는 재정'이라는 생각에 입각한 경제·재정 운영을 실시하고, '임금 인상과 투자가 견인하는 성장형 경제'를 실현하면서 재정 상황의 개선을 추진해 강력하게 발전하는, 위기에 강인한 경제·재정을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임금인상과 인력부족 완화의 선순환을 위해 개개인의 생산성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올리며 소득을 올리고 물가상승을 웃도는 임금증가를 실현하겠다"며 "적절한 가격 전가와 생산성 향상 지원으로 최저임금을 꾸준히 인상해 2020년대 전국 평균 1500엔이라는 높은 목표를 향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