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女心공략 '생식권 좌클릭'…"난 시험관 아버지"[美대선 D-20]
전국 임신중절 금지에도 재차 선 긋기…"선택지에 없다"
[애틀랜타=AP/뉴시스]도널드 드럼프 전 미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각) 애틀랜다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여성 유권자 지지가 크게 떨어지는 트럼프 진영의 여성 유권자 설득 노력이 거칠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 지적했다.
트럼프 후보는 16일(현지시각) 방영된 폭스뉴스 타운홀 미팅에서 청중의 질문을 받던 중 "나는 체외인공수정(IVF·시험관)에 관해 얘기하고 싶다. 나는 IVF의 아버지고, 그러므로 이에 관한 질문을 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번 타운홀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여성의 생식권(출산에 관한 결정권) 문제는 미국 연방대법원이 2022년 여성의 임신중절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으며 이번 대선 주요 의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보수 우위로 재편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IVF와 임신중절은 출산의 관점에서 보면 정반대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배아 내지 태아의 지위를 논한다는 점에서는 결을 같이 한다. 임신중절 반대 진영의 '친(親)생명' 논리를 확장하면 IVF에 사용되는 냉동 배아 역시 생명으로 간주할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미국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앨라배마에서는 올해 들어 주 대법원이 IVF 배아를 '어린이'로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앨라배마는 2019년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중절마저 금지하는 초보수적 법안이 통과된 곳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나는 앨라배마의 케이트 브릿 상원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라며 "그는 앨라배마 판사가 IVF 클리닉이 불법이라고 판결해 비상 상황이 됐다고 호소했다"라고 전했다. 상기한 앨라배마 주 대법원의 IVF 배아 관련 판결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후보는 "나는 그(브릿 의원)에게 'IVF에 관해 설명하라'라고 말했고, 2분도 안 돼 문제를 이해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IVF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라며 "우리는 정말로 IVF를 위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보다도 IVF에 찬성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에 앞서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국적 임신중절 금지에 관해 "현재로서는 선택지에 없다"라고 공언했다. 관련 문제는 각 주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 트럼프 후보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자신이 IVF의 아버지라는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은 기이하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로 대 웨이드 판결 전복으로 고통받는 여성과 IVF 시술 위기로 고통받는 가족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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