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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한 대로만 잘 쳤으면"…수능 D-2, 사찰·성당 합격 기원 행렬[현장]

등록 2024.11.12 15:52:46수정 2024.11.12 16: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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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둔 학부모 종교시설 찾아 선전 기원

조계사, '수험생 행복기원' 희망초 공양 진행

자신 불씨로 꺼져가는 양초 되살리는 모습도

"수능도 중요하지만 바르고 인간답게 자라길"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에서 만난 수험생 가족 정모(72)씨가 사찰 측이 마련한 '수능수험생 행복기원 희망 촛불공양' 부스에서 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2024.11.12. creat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에서 만난 수험생 가족 정모(72)씨가 사찰 측이 마련한 '수능수험생 행복기원 희망 촛불공양' 부스에서 초에 불을 밝히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김태완 인턴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이틀 앞둔 12일 서울 시내 사찰과 성당에는 수험생들의 합격을 기원하는 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종로구의 조계사에서 만난 정모(72)씨는 사찰 측이 마련한 '수능수험생 행복기원 희망 촛불공양' 부스에서 초에 불을 밝히며 "수능 잘 보는 것도 중요하죠. 그렇지만 바르고 인간답게 살고, 건강하면 더 이상 뭐 바랄 게 있나요"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자주 연락하는 손녀딸이 이번에 첫 수능을 본다"며 "수능 보고 나온 손주에게 가장 먼저 '수고했다, 고맙다'는 말을 건넬 것 같다"고 했다.

간곡한 마음을 담아 수능 선전을 기원하던 정씨는 바람에 다른 이의 염원이 담긴 양초가 꺼지자 두 손으로 바람을 막아 불씨를 되살렸다.

이날 낮 12시께 조계사 대웅전과 촛불공양 부스에는 손주의 수능이 걱정돼 공양을 하러 발걸음을 한 조부모들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삼삼오오 모인 중년 여성들도 두 손을 모아 기도를 드렸다.

공양 구역에는 '병술생'과 이름이 나란히 적힌 양초 60여 개에 불이 켜져 있었다. '시험 끝나고 활짝' '학업 성취' '수시 합격' '건강, 지혜, 총명' 등의 소원글귀가 적혀있기도 했다.

또 다른 여성도 5분가량 초를 들고 인근을 서성이며 다른 이의 양초에 꺼진 불까지 다시 지피는 모습을 보였다. 취재진이 다가가자 그는 "아들이 원하는 대학에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계사를 찾은 부모는 저마다 대학 입시 성공을 바라며 자식이 남들보다 조금은 낫기를 기원했다. 동시에 경쟁과 견제 없이 모든 고3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꺼져가는 다른 양초를 자신의 불씨로 되살렸다.

재수생 아들을 둔 박모(50)씨도 "아들이 수능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데, 좋은 컨디션으로 아들이 시험을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했다.

회사가 근처라 잠시 이곳에 들렀다는 고3 학부모 정모(51)씨는 "아이가 전혀 긴장을 하고 있지 않다"며 웃어 보이며 "국어를 가장 어려워하는 아들이 수능 당일에 몸 성히 아프지 않게, 평소 하던 대로 시험을 보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소원을 빌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태완 인턴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한 중년 여성이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2024.11.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태완 인턴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한 중년 여성이 성모상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다. 2024.11.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도 간절한 기도를 드리러 온 수험생 가족 인파가 끊이지 않았다. 내부에 마련된 기도 공간에서는 수험생 자녀를 둔 중년 부모가 도착해 봉헌초를 켜고,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

이날 오전 예배당에는 신도 200명가량이 미사에 참여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수녀는 "전보다 참여자가 더 늘었다"며 "성당 측에서 수험생들을 위해 특별미사 등을 준비한 영향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만난 안모(77)씨는 "재수생인 외손주를 위해 내일도 미사를 드릴 예정이다. 친가는 기독교라 교회에서 기도를 한다고 하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양천구에서 왔다는 이모(49)씨도 아들의 목표대학 합격을 바랐다. 이씨는 "원래 천주교 신자이긴 했지만 요즘 들어 다시 부지런히 성당에 다닌다"며 "요새 거의 매일 오전 10시 미사에 참석 중이고 내일도 나올 계획"이라고 했다.

봉헌초를 올리고 마리아상 앞에서 기도를 하던 김모(80)씨도 "매주 집 근처 성당에 다니다가 오늘은 여기로 왔다"며 "손자가 공부한 대로만 떨지 않고 잘 쳤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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