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생이라 일찍 왔어요"…이른 새벽 첫 입실자들[2025수능]
오전 6시30분 입실시각 전부터 기다리기도
"딸, 100만원이 기다리고 있어!" 이색 배웅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 남구 진월동 대성여자고등학교(26지구 26시험장) 앞에서 수험생들이 수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11.14. [email protected]
수험생들은 오전 6시30분부터 수험장 출입이 가능하고 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실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는 윤모(18)군이 새벽 6시부터 도착해 교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었다. 두꺼운 패딩을 챙겨입고 한 손에 도시락 통을 들고 있던 윤군은 "아침인데 일찍 깨서 일찍 왔다"며 "이왕 보는 거니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는 삼수생인 정채윤(21)씨가 젤리를 들고 입실을 기다렸다. 정씨는 "거리가 멀어 최대한 일찍 와서 미리 준비하는 게 낫겠다 싶어 일찍 왔다"며 "3번째로 보는 거라 준비한 만큼만 보고 오자는 마음"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6시40분께 택시를 타고 도착한 전서린(19)양은 '세 번째 입실자'라는 말에 "집이 한강 건너 있어서 택시 타고 일찍 왔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에는 재수생인 이익씨가 가장 먼저 도착했다. 그는 "여유있게 와서 생각을 정리하고 맘 편히 수능을 보려고 서둘렀다"며 "작년에 원하던 목표를 달성 못해서 다시 도전한다"고 전했다.
용산고에는 배문고 2학년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이 선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오전 5시 반부터 나와 있었다.
학생회장 장우현(17)군은 들고 있던 봉지를 들어보이며 "선배들한테 나눠줄 간식"이라고 웃었다. 부학생회장 장동현(17)군은 "선배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노력한 것들을 다 이번 수능에서 보여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서울 양천구 금옥고등학교에는 남규리(18)양이 수험표를 손에 들고 나타났다. 남양은 "혹시 늦을까 봐 일찍 왔다. 미리 와서 노트를 좀 봐야 한다"며 "원래도 새벽 5시 전후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이어 "실수하지 말자, 풀 거 다 풀자는 마음"이라며 "끝나면 친구와 놀러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이 예비소집일인 13일 오후 제주95지구 제6시험장인 제주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배치표를 확인하고 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부모님 차를 타고 도학착 수험생들은 마지막으로 부모님을 꼭 안았다. 부모님이 "잘 하고 와"라고 외치자 뒤를 돌아보며 웃어보이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광남고에선 한 여학생이 훌쩍이자 어머니가 딸에게 "괜찮아, 왜 울어"라고 달래기도 했다. 딸이 울면서 교문을 들어가는 동안 어머니는 끝까지 뒷모습을 지켜봤다.
어머니 박은경(49)씨는 "아까 딸이 울었는데 고생했으니까 침착하게 멘탈 잘 잡고 했으면 좋겠다"며 "갑자기 뒷모습이 어리게 느껴져서 학교 앞에서 우니까 찡했다"고 말했다.
전지영(42)씨는 딸을 배웅하며 "100만원이 기다리고 있어!"라고 외쳤다. 그녀는 "6개월간 딸을 위해 300만원 적금을 들었다. 시험 보고 100만원, 붙으면 200만원을 줄 것"이라며 "이런 말을 하면 긴장도 풀리고 웃으면서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웃었다.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지난해보다 1만8000여명 증가한 52만2670명이 응시한다.
수능 한파 없는 따뜻한 날씨지만 오후부터는 인천과 서해안을 중심으로 약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