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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라틴계의 트럼프 지지, 이주민 사다리 걷어차기?

등록 2024.11.26 06:38:05수정 2024.11.26 0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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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 50% 이상인데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캘리포니아 프레즈노 카운티

“망명 보호 명분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국경 넘도록 허용”

“트럼프 지지자, 합법 비합법 가족 구성원 분리되는 끔찍한 일 겪을 수도”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 갈라쇼에 참석한 모습. 2024.11.26.

[팜비치=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열린 미국우선정책연구소 갈라쇼에 참석한 모습. 2024.11.26.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한 것은 지난 대선때처럼 ‘분노한 중산층 백인 남성’의 지지만이 아니다.

일부 라틴계나 유색 인종들의 지지도 늘었다. 트럼프의 첫 당선 때 ‘샤이 트럼프 지지자’가 ‘중산층 백인 남성’이었다면 이번에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자들 중 일부 돌아선 유권자들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5일 소개한 캘리포니아 중부의 프레즈노 카운티는 이번 당선을 견인한 ‘샤이 트럼프’의 일부를 보여준다.

호세 페레스 고메즈(49)는 25년 전 멕시코에서 넘어와 프레즈노 거리에서 수제 가구를 팔아 돈을 모아 두 딸을 대학에 보냈다.

그는 4년 전 처음 대선 투표 자격을 얻었을 때는 트럼프의 라틴계와 다른 유색인종에 대한 부정적인 수사에 반감을 느껴 조 바이든에게 투표했다. 이번에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대량 추방 위협과 이민자들에 대한 가혹한 언사가 전국의 라틴계 유권자들, 특히 불법 체류자 가족이나 친구가 있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메즈에게는 개인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우선이었다. 그는 캘리포니아 센트럴 밸리의 많은 이민자들이 트럼프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말한다.

민주당이 망명 보호라는 명분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도록 허용했다고 말했다. 친구와 친척들은 수십 년 동안 밭에서 고생하며 세금을 내며 살았다.

그는 “갑자기 1년 만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국가에 아무것도 기여하지 않은 채 모든 권리를 가지고 들어온다”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사기당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주민 54만 6000명 이상인 프레즈노는 주요 식품 회사가 수십억 달러 상당의 농산물을 재배해 전 세계로 보내는 농업 지역이다.

농장 일자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라틴계 이민자들을 끌어들였다. 현재 프레즈노는 50% 이상이 히스패닉계다.

1990년대 공화당이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움직임을 보이자 라틴계 유권자는 민주당으로 돌아섰다. 민주당은 2010년 이후 주 의회와 정부를 장악했다.

주 전체적으로는 아직 라틴계 유권자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다. 이번에 프레즈노 카운티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이 앞섰다.

일부 라틴계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무증명 가족 구성원이 합법적 지위를 얻게 하는 이민 개혁안을 통과시키기까지 수십 년을 기다리게 한 것에 좌절감을 나타냈다.

프레즈노 카운티 민주당 부의장인 마샤 코넌트는 라틴계 주민들이 트럼프의 대량 추방 약속과 군대를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왜 더 우려하지 않는지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라틴계의 민주당 지지는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다시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녀는 “트럼프 2기 일부 가정은 합법적인 지위의 구성원과 그렇지 않는 구성원이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몇 년은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에게 다소 끔찍한 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1년 기준 프레즈노 카운티의 불법 이민자 중 3분의 2 이상이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프레즈노 카운티의 일부 라틴계 유권자들은 전 세계의 이주민들이 자신들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국경을 넘을 수 있게 된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

1986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64세의 오스카 산타나는 농장에서 일한 덕분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서명한 사면 프로그램에 따라 합법적인 지위를 얻었다.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인 산타나는 “왜 그는 이미 여기 있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서류를 고치지 않는가?”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바이든은 불법 이주 노동자들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메즈와 산타나 등은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한다면 범죄 기록이 있는 사람들만을 표적으로 삼을 것으로 믿고 이를 환영하지만 이들의 예상대로만 진행될 지는 미지수라고 NYT는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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