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재차 압박한 이복현…임종룡 거취 12월 분수령
이복현 금감원장 "우리금융 불법대출 검사 결과 12월 중간 발표"
현 경영진 연루시 중징계 가능성…지배구조 변화 불가피할듯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를 마친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11.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회장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회장의 부당대출이 현 회장·행장의 재임 시에도 발견됐다며 다음달 중 검사 결과를 발표하고 현 경영진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전날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 참석해 "금융회사 내에 아직도 온정주의적 조직문화가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이는 구성원의 윤리의식 저하를 통해 금융사고를 지속시키는 원인이 된다"며 "은행들은 준법의식·신상필벌 강조의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을 두고 사실상 우리금융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원장은 우리은행 부당대출이 조직 내의 '끼리끼리' 파벌 문화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신 성분이 같은 우리금융 계열사 직원들이 서로 밀고 당겨주며 이익을 취하는 과정에서 특혜성 불법대출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또 이 원장은 현 회장과 행장이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이유도 조직의 뿌리깊은 온정주의 문화가 만연하기 때문으로 봤다.
최근에는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손 전 회장 시절에 일어난 금융사고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책임이었다면, 이제는 현 경영진 재임시에도 부당대출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책임이 불가피해졌다.
이 원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손 전 우리금융지주회장 관련 불법대출이 현 회장과 행장 재임 시에도 유사한 형태로 발견돼 중점 검사 사항으로 보고 있다"며 "불법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다음달 중 우리금융 부당대출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현직 경영진이 직접 연루된 만큼 전방위적이고 강도 높은 제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과연 이런 문제들이 제대로 이사회에 보고됐는지, 그리고 이사회 통제 기능이 작동했는지, 왜 이사회 기능이 작동 안됐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해볼 것"이라며 "12월 중 검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조 행장에 이어 임 회장까지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 우리금융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 당시 임 회장의 사무실도 대상에 포함시킨 바 있으며 현재 이번 사태와 임 회장과의 관련성을 들여다보는 중이다.
임종룡 회장에 대한 거취도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오는 12월 전후로 임 회장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미 조병규 행장은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상태다.
한편, 금감원은 우리은행 부당대출과 관련해 지난 6월 수시검사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달 정기검사를 진행하는 등 6개월간 이례적인 상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지난 8월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새 지주 회장, 행장 체제에서 1년이 훨씬 지났는데도 수습 방식이 과거 구태를 반복하고 있어 강하게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신뢰를 갖고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보기보다는, 숨길 수 있다는 전제하에 검사를 통해 진상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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