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 대못 규제 언제까지…JDC면세점, 품목·횟수 제한 풀어야
고환율·관광패턴변화, 면세업계 사면초가
정부가 도우미로 나서서 위기 대응 해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遊客)들이 31일 오후 제주 시내권 대표적인 관광지인 용두암을 찾아 여행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2017년 '한한령(한류제한령)' 이후 6년5개월 만에 크루즈선 '블루드림스타호(Blue Dream Star·2만4782t)를 타고 온 이들은 8시간 가량 제주에 머문 후 일본으로 향한다. 2023.08.31. [email protected]
관광패턴 변화가 세계적인 흐름이 된 과도기에 업황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글로벌 추세를 외면하는 정부의 규제는 업계의 경쟁력 약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국내 면세업계를 롤모델로 출발한 중국 하이난성 지정면세점은 국내 업계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하이난섬은 2018년 면세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2020년엔 면세 한도가 3만 위안(약 584만원)에서 10만 위안(약 1947만원)으로 상향됐다.
올해 8월에는 광저우와 청두 등 8개 도시에 신규 시내면세점을 세운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등 중국 정부가 도우미로 나서 규제를 풀고, 위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갈 길 먼데…아직도 구매 횟수·판매 지정 품목 제한
국내 최초 '지정면세점'인 JDC 지정면세점의 판매품폭은 15종에 불과하다. 연간 구매횟수는 6회, 1회 구매한도는 800달러(주류·담배 제외)로 제한돼 있다.
JDC에 따르면 지난해 JDC 지정면세점(공항·항만 등 포함) 매출액은 5384억원으로, 전년(6584억원) 대비 12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547억원에서 1158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팬데믹이 종료되자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며 2021년 6036억원, 2022년 6584억원의 역대 최대 성장세가 순식간에 꺾인 것이다. 여기에 면세점 '큰손'인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감소는 열악한 면세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개별 여행객 증가로 여객 수는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면세점 이용객의 객단가가 크게 줄었다는 업계 관계자의 진단에 정부가 '출구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세판매장과 입국장면세점처럼 연간 구매 횟수와 판매 품목 제한 규제를 완화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 지정면세점의 경우 품목제한이 없고, 중국 하이난도 품목제한을 38개에서 45개로 확대한 상황에서 국내 지정면세점에서 판매하는 품목은 16(15)개로 제한돼 있는 실정이다. 국내 면세한도가 800달러에 머물러 있어, 중국 하이난의 10만 위안(약 1947만원)에 비해 경쟁력도 크게 밀린다.
JDC 지정면세점은 규제가 완화될 때마다 실적개선을 경험했다. 2014년 12월 1회 구매한도가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상향됐을 때와 2020년 4월 주류·담배에 별도 면세가 적용되자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00~2000억원 가량 늘었다.
JDC 관계자는 "국내 경기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대대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중국 하이난 내국인 면세점의 사례 등을 참고해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정면세점은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제주세관장이 지정하는 면세품 판매장을 뜻한다.
JDC는 해당 법률에 따라 도내 세 지정면세점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익을 첨단과학기술단지, 영어교육도시 등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사업에 재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JDC 총매출액의 약 97%가 지정면세점에서 나온 것이다.
*이 기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협조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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