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충돌·콘크리트 둔덕 적정성…항공사고보고서, 어떤 내용 담기나
사실정보·분석·결론·안전권고 기본 틀 구성
기체 결함시 제작사에도 안전권고 가능성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남 무안공항에서 여객기 착륙 도중 충돌 사고가 난 29일 오후 소방 당국이 여객기 잔해를 살피고 있다. 2024.12.29. [email protected]
6일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누리집을 통해 지난 2005년부터 최근까지 작성된 항공사고조사보고서 누적 316건을 공개하고 있다.
조사보고서 발간은 항공 사고 조사 총 12단계의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 사조위는 7단계인 사실조사보고서 작성을 마친 뒤 의견청취, 관계자의견조회, 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보고서를 발간·공표한다.
보고서는 크게 인명피해가 집계된 '사고'와 물적 피해 위주인 '준사고'로 나뉜 뒤 여객기·개인항공기·초소형항공기 등 사고 항공기 종류로 분류된다.
발간된 보고서 내용은 크게 사실정보와 분석, 결론, 안전권고라는 기본 틀 구성을 갖추고 있다.
사실정보는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객관적인 내용을 우선 담는다. ▲비행경위 ▲인명피해 ▲비행기 손상 ▲기장과 부기장의 인적정보 ▲비행기 정보(정비·결함 이력 포함) ▲사고 당시 기상 정보 ▲항행안전시설 ▲통신 등이 기본 사항이다.
분석 단락은 사실정보에서 확인된 내용들을 토대로 한 실험 기관에서의 분석 결과, 사고 원인 추론과 해석, 승무원 진술 등을 통한 조사 내용이 담긴다.
결론 단락은 조사 결과와 사고 원인으로 다시 나눈다. 사실정보·분석 단락에서 조사된 내용, 사고에 이르게 된 원인을 종합적으로 설명해 결론 또는 잠정 결론 내린다.
이후 항공사와 공항 등 유관기관에 통보하는 안전 권고 사항을 적는다.
[무안=뉴시스] 이영주 기자 =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이 제주항공 참사 엿새째인 3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의 유가족 대상 브리핑에 참석해 조사 개괄을 설명하고 있다. 2025.01.03. [email protected]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경우 사실정보 단락에는 기본 사항과 함께 참사 원인으로 일컬어지는 조류에 의한 충돌, 콘크리트 둔덕 설치 경위와 실시설계용역 결과 등이 기재될 것으로 보인다.
분석 단락에서는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작동 불능 실험 결과와 착륙 바퀴(랜딩 기어) 등 유압계통 미작동 여부, 통신 기록을 통해 파악된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승무원 진술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안전 권고는 사고 당국과 유관기관으로 국토교통부, 제주항공, 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측이 거론되는 만큼 해당 기관들에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조사 과정에서 기체 또는 엔진 결함이 발견될 경우 여객기 제작사인 보잉, 엔진 제작사인 GE에도 안전권고가 전해질 수 있다.
최종보고서는 가능한 12개월 이내 공표해야 하지만 어려울 경우 사고 발생 후 매년 조사의 진행상황·제기된 안전문제에 관한 중간보고서를 공표해야 한다.
[무안=뉴시스] 항공철도사고조사위가 공개하고 있는 사고 조사의 12단계. (사진 = 항공철도사고조사위 갈무리) [email protected]
지난 2011년 제주도 공해상을 날던 화물기에서 난 화재로 추락해 기장과 부기장이 숨진 사고는 발생 4년 만에 최종보고서가 공표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고 특성상 최소 6개월에서 최장 3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있다 여러 사고 원인을 종합적으로 두루 검토해 최대한 신속 정확한 보고서를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7C2216편)는 지난해 12월29일 오전 9시3분께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동체 비상착륙 도중 활주로 밖 로컬라이저(LLZ) 안테나 콘크리트 둔덕을 충돌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승무원 6명·승객 175명) 중 179명이 숨졌다.
이번 참사는 1993년 7월26일 아시아나기 해남 추락 사고(66명 사망·44명 부상)보다도 사상자가 많아 국내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 중 가장 인명피해가 컸다.
사조위는 현재 사고 조사의 총 12단계 중 조사에 필요한 관련 정보와 자료를 수집하고 조사단 참여자를 구성하는 '4단계'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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