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바이오 '저력'…美 견제에도 새해 첫 기술수출 성과
中 기업, 로슈에 1.4조원 규모 기술수출
中 정부, 올해도 바이오·AI 등 집중투자
[베이징=AP/뉴시스]2017년 11월9일자 자료사진으로, 중국 수도 베이징 인민대회당 밖에서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환영하며 중국의 국장 옆에 미국 성조기가 게양돼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중국이 바이오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바이오기업의 잇따른 기술수출 소식에 이어 2025년 새해 글로벌 바이오 기술수출 첫 사례도 중국에서 나오면서 기술력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매체인 피어스파마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첫 글로벌 바이오 기술수출 주인공은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이하 이노벤트)로 파악됐다.
스위스 소재 글로벌제약사 로슈가 최근 이노벤트의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후보물질을 총 10억 달러(한화 약 1조4539억원) 규모에 사들인 것이다.
로슈가 사들인 이노벤트 파이프라인은 소세포폐암 항암제다. 소세포 폐암과 신경내분비 종양에서 높은 수치로 발현되는 델타-유사 리간드 3(DLL3) 표적 ADC 치료제인 ‘IBI3009’로, 이번 계약에 따라 로슈는 IBI3009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하게 됐다. IBI3009은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지난달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이외에도 최근 중국 바이오 기업의 기술수출 소식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제약사 머크는 지난달 중국 3대 제약사 중 하나인 한소제약과 먹는 비만치료제 ‘HS-10535’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머크가 확보한 HS-10535는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계열의 GLP-1(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치료제로, 머크는 1억1200만 달러(한화 1623억원)를 선불로 지불했다. 한소제약은 향후 최대 19억 달러(약 2조8000억원)의 개발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과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위고비보다 효과가 더 큰 것으로 알려진 ‘젭바운드’(티르제파티드)를 개발한 글로벌제약사 일라이 릴리도 지난해 11월 중국 소재 생명공학기업 레크나 테라퓨틱스(이하 레크나) 임상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릴리는 레크나와 협업을 통해 근육을 보존하는 비만치료제를 개발키로 했다.
이외에도 사노피는 최근 중국 베이징 경제기술개발 구역에 10억 유로(약 1조4900억원) 규모의 인슐린 제조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 제약사 화이자도 오는 2030년까지 중국에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해 신약 출시 속도를 높이고 현지 바이오텍을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이 같은 성과는 중국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며 “중국 정부는 2000년 이후 중국 생명공학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바이오 육성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은 최근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가 올해도 양자기술, 바이오제조, 인공지능에 중점을 두고 신흥 및 미래 산업 발전을 가속화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중국 정부가 지난해 바이오제조 산업에 투자한 금액만 약 300억 위안(약 6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견제는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 의약전문지인 파마 매뉴팩쳐링(Pharma Manufacturing)은 “이번 중국의 바이오제조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 발표는 중국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인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이를 미국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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