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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은 넘치고, 보상은 없다" 공직 떠나는 MZ들

등록 2025.03.26 09:00:00수정 2025.03.26 10:3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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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1명→2023년 107명, 수원 공직자 중도퇴직 급증

MZ 공무원 직무 스트레스 최고치, 승진·보상 불만도 커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8.06.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전국공무원노동조합 2030청년위원회 조합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2024 청년 공무원 100인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08.06. ks@newsis.com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위에서 시켜서 일은 다 하는데, 보수는 낮고 인정도 없다. 그냥 버티는 거죠."

경기지역 한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30대 7급 공무원 A씨는 현재의 공직생활을 이같이 표현했다. 그를 비롯한 소위 'MZ세대'로 불리는 청년 공직자들은 매일 업무량에 시달리며 조직 안에서의 피로감을 토로한다.



특히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업무량과 성과 요구에 비해 그에 걸맞은 보상과 인정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게 A씨의 생각이다. 이로 인해 그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보수가 더 나은 공기업이나 사기업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

이처럼 MZ세대 공직자들의 조직을 이탈하려는 움직임은 공공서비스 전반의 운영 효율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시정연구원이 발표한 '2024 공직생활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시 공직사회에서 가장 낮은 공직만족도와 조직몰입도를 보인 집단은 30대, 7·8급 공무원, 이른바 '끼인 세대'였다.



이러한 흐름은 중도퇴직 공직자 규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수원시 중도퇴직 공무원 수는 2015년 41명에서 2023년 107명까지 늘어나는 등 약 160.9% 증가했다. 직급별로는 최근 10년간  9급이 306명(49.2%)으로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8급(24.4%), 7급(17.8%), 6급(5.0%) 등 순을 보였다. 8·9급이 전체 73.6% 비중에 달했다.

2024년 기준 수원시 일반직 공무원(일반임기제 포함)은 총 3799명이다. 10년 전인 2015년 2809명보다 행정수요 증가에 따라 990명(35.2%)이 확충됐다. 이 중 MZ세대는 총 2419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63.8%를 차지한다.

MZ세대를 제외한 기성세대는 1380명으로 약 36.2% 수준이며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한 1965년 이전 출생자는 69명 비중을 보였다.

MZ세대 공무원들은 가장 업무량이 많은 반면, 보상 체계와 승진 전망은 가장 부족하다고 느꼈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뤄진 설문조사에서 MZ세대 54.9%는 업무량이 많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성세대는 48.28%가 업무량이 많다고 응답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로비에 걸린 공무원 헌장 아래로 공무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5.02.03.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로비에 걸린 공무원 헌장 아래로 공무원들이 걸어가고 있다. 2025.02.03. dahora83@newsis.com

특히 30대 공무원의 직무스트레스는 전체 연령별 평균 점수가 3.03점임에도 3.15점으로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높았다. 50대 이상은 2.72점으로 제일 낮아 대조를 이뤘다.

재직기간별 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6~10년이 3.25점, 11~15년이 3.21점, 5년 이하 3점 등 순을 보였고, 26년 이상은 2.63점, 21~25년 2.97점, 16~20년 2.95점 등으로 전체 평균 3.03점보다 모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공직만족 인식수준 역시 MZ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낮게 나타났다. MZ세대 공직만족 인식수준은 2.55점으로 기성세대(2.91점)보다 저조했다.

이직의향도 MZ세대가 61.20%로 높아 당장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심리를 보여줬다. 이직하려는 이유는 낮은 보수와 과다한 업무가 각각 1, 2위 원인으로 꼽혔다.

전문가들은 MZ세대의 경우 자기 효능감과 공정성,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추구하기 때문에 현재의 경직된 공직문화와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이들을 조직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서 조직문화와 인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구조적 개혁 필요성을 시사한다.

도내 다른 기초단체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5급 공무원 B씨는 "책임감 강한 30대 직원이 있었는데, 상급 부서로 옮긴 뒤 업무를 혼자 떠안다시피 하다 결국 못 버티고 최근 그만뒀다"며 "조직은 '적응을 못 해서 나갔다'라고 하지만, 실은 관리자들이 역할을 못 한 것이다. 이런 과중한 책임이 MZ세대 공무원들을 떠나게 만든다"고 말했다.

수원시정연구원 관계자는 "성과동기 저하 경향이 뚜렷한 30대, 7·8급, M세대 공무원에 대한 인력관리방안 모색이 시급해 보인다"며 "인터뷰 및 심층조사의 실시를 통해 해당 집단의 공직생활 특성 및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개선방안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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