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 가장 큰 걱정은 불확실성…APEC에 관심"
대한상의 회장 취임 4주년 간담회
"많은 기업들 어렵고 불안한 상황"
"경제모델 바꿔야…AI로 제조경쟁력↑"
"미국, 한국 중요하게 여겨…홀대 안해"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6/NISI20250326_0001801107_web.jpg?rnd=20250326112005)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 회장은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봄이 왔는데 경제는 아직 꽝꽝 얼어붙은 상황"이라며 "많은 기업들이 꽤 어려움을 갖고 있다. 솔직히 용량 초과, 한도 초과라 할 정도로 여러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뿐 아니라 자영업자, 일반 시민 등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최 회장은 "이 어려운 상황이 쉽게 빠른 속도로 풀려날 것 같다는 희망을 갖기는 불안한 상황"이라며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우리나라가 처한 가장 큰 리스크로는 단연 '불확실성'을 들었다.
최 회장은 "지금 걱정 중 가장 큰 것은 언노운(unknown)이 너무 커진다는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면 뭔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지고, 결정을 가능한 한 미루게 된다"고 말했다.
차라리 안 좋은 것이라 해도 명확하면 대응을 하고 준비할 수 있는데 불확실성이 너무 많아지면 결정하는 데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요새 '초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단어를 쓸 정도인데, '수퍼 언노운' 형태들이 계속되면 기업의 결정이 나올 수가 없다"며 조속한 불확실성 해소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금 이 타이밍에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라며 "상법이라는 건 경제 쪽에서 보면 헌법과 비슷한 이야기인데 그걸 바꿔서 새 국면으로 들어가자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주 52시간 예외' 허용에 대한 질문에는 "너무 많은 규제는 모든 사람의 자율을 억압시키고 창의성을 추락시킨다"며 "우리 성장에 별 도움이 안 되고 현재 있는 사회 문제를 푸는 데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6/NISI20250326_0001801108_web.jpg?rnd=20250326112022)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경제모델 바꿔야…AI 통해 제조경쟁력↑"
그는 "그동안 우리는 국내에서 상품을 만들고 해외에 수출해 이익을 취해왔는데 이 모델은 거의 수명을 다해간다"며 "통상 압력 문제도 있고, 솔직히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물론 제조를 없앨 순 없고, 계속 가긴 가되 모델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제조업을 계속 가기 위한 우리의 첫 번째 타깃은 AI"라며 "AI를 어떻게 제조에 도입해 남보다 더 좋고 좋은 물건과 제조 능력을 더 많이 잘 갖느냐가 중요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은 10위권 안에도 들지 못한다는 냉정한 판단이다.
최 회장은 "우리가 AI에 필요한 여러 재료, 소재들을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AI 전체 소프트웨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며 "전 세계 순위로 보면 10위권 바깥으로 확 쳐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래엔 LLM이 필요하고, 우리의 LLM이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된다. 내부 장착을 해야만 한다"며 "그러지 않으면 AI 종속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 내부에 AI 인프라스트럭처를 제대로 만들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한국 중요하게 여겨…홀대받은 적 없다"
그는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우리가 찾아갔을 때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가 마이애미에서 포럼을 열었고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백악관 인사들이 거기에 참석했다"며 "그래서 우리가 원래 계획했던 만큼 만나거나 메시지를 전할 방법은 없었다"고 전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의 비공식 면담에 대해서는 "당시 러트닉 장관은 취임 선서 전이어서 공식 업무 시작을 안 하고 있었던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를 만나 사무실에서 45분 동안 미팅을 했다. 우리를 상당히 중요한 상대방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최 회장은 "러트닉은 기업가고 장관이라 해도 기업인의 습성과 이야기가 있다. 우리 만남 때도 미국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는 자기 세일즈를 했다"며 "홀대를 받았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정말 없는 시간 쪼개 만나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3/26/NISI20250326_0001801109_web.jpg?rnd=20250326112037)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대한상의) 2025.03.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방미에서는 통상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논리를 펼쳤고 미국 측에서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무역 적자가 큰 것은 우리가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가장 많이 하는 국가인데 이를 위해서는 장비, 부품 등을 수입할 수밖에 없고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오기 때문에 적자가 클 수밖에 없다"며 "우리 기업들은 계속 FDI 투자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조선, 에너지, 원전, AI·반도체, 모빌리티, 소재·부품·장비 등 6대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양국간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갔고, 미국 측은 "한국만큼 잘 준비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온 곳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한국 기업들은 하던 대로 계속 투자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SK그룹도 이미 계획되어 있는 투자들은 그대로 간다. 물론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투자 등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경제인 행사와 관련해 "전 세계에서 1700여명의 기업인들이 모인다. 우리나라 500여명을 빼면 1200여명의 CEO가 해외에서 올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7조40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면 숙소 부족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경주 뿐 아니라 포항에서 크루즈 호텔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정박시설 등은 다 만들어져 있고, 포항제철소 등 관광코스도 준비할 수 있다"며 APEC에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