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역사 왜곡…"전문성 있긴 있나" 시청자는 불신
방송서 클레오파트라 관련 강의 진행
"두꺼운 화장에 가려진 요부" 설명도
고고학자, 공개 저격…"황당한 수준"
방송 폐지 및 설민석 하차 요구 빗발
설민석 사과…"제가 부족해 생긴 일"
[서울=뉴시스](사진=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캡처)2020.12.20 [email protected]
26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설씨의 방송 하차 및 방송 폐지를 요구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편 방송 중 설씨가 설명한 강의 내용에 잘못된 정보가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이 한 전문가로부터 나왔는데, 이에 "자질이 검증된 것이냐"는 우려가 나오고 것이다.
당시 이집트 편으로 구성된 방송에서 설씨는 이집트의 마지막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하며 "클레오파트라는 두꺼운 화장에 가려진 요부라 불렸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해당 방송이 나간 한 고고학자가 설씨 강의에 대해 "황당한 수준의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다음 날인 지난 20일 고고학자 곽민수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며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고 했다.
곽씨는 한국 유일의 이집트 고고학 전공자로 알려진 인물로, 영국 런던대와 옥스퍼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더럼대에서 고고학과 이집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곽씨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에)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돼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했다.
이같은 논란이 이어지며 인터넷 커뮤니티와 설씨의 강의 음성클립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등에는 "시청자를 기망하는 행동"이라며 방송 폐지 및 설씨의 하차 등을 요구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네티즌들은 "재미 위주로 하기 위해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고 역사를 왜곡하는 방송은 폐지해야 한다", "처음부터 전문성 없이 입담으로 강의하는 강사를 섭외한 것이 문제다. 제대로 된 전문가를 섭외하라", "우리나라 역사 방송이었으면 전 국민이 노발대발했을 것", "설민석은 역사를 재미로 풀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역사를 모르는 무지함을 드러낸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설씨는 논란이 계속되자 지난 2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안녕하세요 설민석입니다'라는 제목의 사과 영상을 올렸다.
설씨는 해당 영상에서 "지난 2화 클레오파트라 편에서 제가 강의 중에 오류를 범했고, 그 부분을 자문위원께서 지적해주셨다"며 "제 이름을 건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모든 잘못은 저한테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분의 말씀을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성실하고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이번 일로 불편해하셨던 분들, 그리고 걱정해주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방송 제작진은 지난 21일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공지글을 올리고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자문단을 더 늘리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