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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삭 아내가 하혈" 음주·무면허·뺑소니 운전…2심 감형

등록 2021.03.10 08:00:00수정 2021.03.10 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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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음주운전 사고 후 도주 혐의

1심 징역 1년2개월→2심 집유 감형

"만삭 아내가 하혈" 음주·무면허·뺑소니 운전…2심 감형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에게 항소심이 하혈하는 만삭 아내의 건강 문제로 운전하게 된 정황 등을 고려해 징역형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1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3부(부장판사 차은경·김양섭·반정모)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A(30)씨 항소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과 16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해 3월14일 오후 10시10분께 서울 강남구의 한 도로 2차선에서 무면허 음주운전 상태로 좌회전을 하다 1차선에서 좌회전을 하던 차량을 들이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이 사고로 피해 차량 내 운전자를 비롯한 4명에게 약 2,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와 수리비 150여만원의 차량 손괴가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A씨는 사고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도주했으며,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4%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A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무면허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야기했고 그대로 도주해 그 비난 가능성과 재범의 위험성이 높다"고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의 만삭 아내 건강 문제로 음주운전을 하게 된 경위 등에 주목해 감형 판결을 내렸다.

2심은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자신의 음주운전 발각을 피하고자 그대로 사고현장을 이탈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이 사건 범행이 동종 범죄 집행유예 기간 중에 이뤄진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며 "A씨는 이 사건 당일 만삭의 아내가 하혈을 하는 등 건강상 문제가 생기자 경황없이 음주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켰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후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해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사고 당시 차량에 동석한 A씨의 아내는 출산 예정일보다 조기에 자녀를 출산하게 됐고, 현재 자녀는 신생아기에 발생한 뇌전증으로 건강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의 구속이 장기화됨에 따라 A씨 가족의 생계에 심각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그 정상에 참작할 사정이 있다"며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형량을 내렸다.

한편 양측 모두 상고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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