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컨벤션효과, 얼마나 갈까… 洪心, 明 견제 '관건'
경선 후 尹 지지율 크게 상승하며 이재명 '추월'
홍준표·원희룡·유승민 지지층 尹쪽으로 이동한 듯
홍준표, 선대위 불참, 청년 당원 탈당 러쉬 '악재'
이재명 1대1 회동·토론 제안하며 국면전환 노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8. [email protected]
경선 후유증을 앓고 역컨벤션 효과로 지지율이 정체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는 달리 윤 후보는 일단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보며 당분간 지지율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재명 후보가 윤 후보에게 매주 1대1 정책 토론을 제안하며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저지하기 위해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당 대선주자 간 수싸움이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치열한 양강 싸움으로 열기가 고조되면서 당원은 물론 국민적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던 만큼 윤 후보는 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5~6일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전주 보다 10.6%p 오른 43.0%, 이 후보는 2.0%p 떨어진 31.2%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양자대결에서도 47.3%로 이 후보(35.2%)를 오차범위 밖인 12.1%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에서 윤 후보가 34.6%의 지지율로 28.6%의 이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6~7일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 34.7%, 이 후보 30.7%로 윤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보고를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참석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8. [email protected]
만약 국민의힘 경선주자들의 지지층이 고스란히 윤 후보에게 이동한다면, 홍준표 의원이 2030세대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비호감도가 높은 윤 후보가 일정 부분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 개혁보수 색채가 짙은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중도층에 대한 소구력이 강한 만큼 윤 후보가 이들 지지층을 흡수한다면 중도층으로의 외연확장성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 지지율이 탄핵 사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인 점도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에 유리한 여건이다. KSOI의 5~6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37.1%, 민주당 30.5%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대체로 국민의힘은 40%선을 밑돌아 증가추세인 반면 민주당은 30% 안팎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을 지지하던 부동층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이 임박해지면서 등을 돌렸거나, 이재명 후보에 비판적인 여권 지지층이 이탈했을 공산이 크다.
압도적인 정권교체 여론도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를 가늠하는 잣대인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콘크리트 지지율로 여겨지던 40% 선이 깨졌다. 집권 4년 반에 들어서면서도 레임덕 위기를 불식시켰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질 수록 정권심판의 상징적 인물인 윤 후보에 대한 여론의 주목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재명 후보-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함께 떨어지는 이른바 '트리플 하락'이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손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1.11.08. [email protected]
당장 홍 의원이 선대위 참여에 선을 그으면서 원팀 논란과 함께 컨벤션 효과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두 분 중 지면 한 사람은 감옥가야 하는 처절한 대선"이라고 힐난했고, 선대위 불참과 관련해서도 "1997년, 2002년 대선에서도 저는 이회창 후보를 위해 마이크를 잡아본 일이 없다. 제가 납득하지 못하는 후보였기 때문이었고, 소신에 어긋났기 때문이다"라며 윤 후보와 거리를 뒀다. 여기에 국민의힘 청년 당원들의 탈당도 잇따르자 윤 후보의 20~30대 공략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떨어뜨리기 위한 이재명 후보의 견제도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1.08. [email protected]
윤 후보는 당에서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되기 전까지만해도 이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며 혼전세를 보였지만, 경선 후 컨벤션 효과에 따른 상승세를 타면서 이 후보를 10%p 안팎으로 추월하는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처럼 컨벤션 효과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앞으로 지지율에 탄력이 붙어 초박빙 접전이 예상되는 대선정국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는 모멘텀을 만들 수도 있다.
일각에선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1대1회동을 제안한 것도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막기 위한 전략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깊은 수렁에 빠진 상황에서 윤 후보와의 1대1 정책토론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고 국면 전환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후보와의 양자회동에서 민생 문제를 다루거나 새로운 현안을 들고 나와 정치 쟁점화해 이슈몰이에 나설 경우 정국 주도권이 이 후보 쪽으로 넘어갈 공산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윤 후보는 1대1 회동 제안을 곧장 받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띄운 '민생논의 1대1 회동' 제안에 대해 "무슨 의미인지 저도 정확히 모르겠다"며 확답을 피했다. 사실상 윤 후보가 난색을 표한 것도 이 같은 역효과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느닷없이 '정치쇼' 하듯이 만날 건 아닌 것 같다"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남이 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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