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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에 빠진 '코로나키즈'…'골프병' 걸릴라

등록 2022.05.05 0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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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거리두기 해제 맞물려

어린이 골프 붐…골프채 구매만 3개월 걸려

체력·집중력 향상 도움 되지만 부상 유발도

자칫 손목·어깨·팔꿈치 통증 유발할 수 있어

체격 조건 맞는 어린이용 골프채 사용해야

스트레칭해 부상 막고 심한 통증엔 냉찜질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에 개장한 골프클럽을 찾은 어린이들이 골프선수 체험을 하고 있다.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에 개장한 골프클럽을 찾은 어린이들이 골프선수 체험을 하고 있다.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 직장인 김모(40)씨는 최근 초등학생 아들의 골프채를 3개월 만에 겨우 구매하면서 코로나19로 높아진 어린이 골프 인기를 실감했다. 김씨는 하루라도 빨리 아들과 함께 운동을 나가고 싶었지만, 판매점에서는 "대기자가 많으니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어렵사리 골프채를 손에 넣은 김씨는 지인들을 통해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는 골프 레슨을 알아보는 중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홀로 또는 소수로 즐길 수 있는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골프채를 잡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저출산 시대 부모가 자녀의 교육·문화 활동 등에 아낌 없이 투자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같은 일상 회복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다. 골프는 아이의 건강한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자칫 손목이나 어깨, 팔꿈치 등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골프는 스윙과 걷기를 반복하는 전신 운동으로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스윙만 보더라도 하체와 상체 근육, 척추 등의 다양한 근육을 모두 사용한다. 자연 속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데 긍정적인 영향도 미친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로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집중력과 판단력 향상에도 좋다. 골프는 양손으로 채를 잡고 필요한 만큼 휘둘러 공을 맞춰야 해 힘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악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스윙을 할 때 골프채를 제대로 쥐지 못해 손목이 꺾여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골프채를 너무 세게 잡아도 손가락을 구부려주는 근육들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돼 손목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골프에 입문한 아이들은 허리와 어깨 통증도 주의해야 한다. 대한스포츠의학회에 따르면 스윙할 때 스쿼트 자세에서는 똑바로 서 있을 때 보다 2.2배 정도 더 큰 힘이 척추에 실린다. 스윙은 보통 1~2초의 순간적인 힘에 의해 이뤄지는데, 이때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은 성인 평균 체중의 약 8배까지 높아진다. 과도한 연습을 하면 척추 관절과 디스크, 근육 등에 부상을 입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팔을 잘못 돌려 순간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무리해서 스윙을 해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팔꿈치 부상 위험도 있다. 팔과 손목에 과도하게 힘을 주고 스윙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팔꿈치 안쪽 근육이 무리한 힘을 받으면 염증이 생기고 힘줄이 파열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기 전 팔꿈치에 악영향을 미치는 반복되는 동작 등을 피하고 쉬는 것이 좋다.

어린이들이 골프를 건강하게 즐기려면 어린이용 골프 장비부터 구비해야 한다. 이성민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어린이는 체격 조건에 맞는 주니어용 골프채부터 사용해야 한다"면서 "일부 어린이들은 임의로 성인용 골프채를 잘라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무겁기 때문에 연습량이 많아질수록 어깨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360도로 회전하는 유일한 관절인 만큼 다른 관절보다 사용량도 많아 무리가 가기 쉽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연습과 라운딩 전 반드시 준비 운동을 해 근육과 긴장을 푸는 것도 중요하다. 골프로 인한 부상은 한번의 강한 충격으로 인한 급성 손상보다 반복되는 충격이 가해져 생기는 경우가 더 많아서다.

이 교수는 "스트레칭 같은 준비 운동을 해야 골격근에 무리가 가지 않고 부상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면서 "골프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 아이의 경우 하루 4~6시간 가량씩 1천개의 공을 치기도 하는데, 충분히 몸을 풀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다보면 근육에 피로가 누적돼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꾸준한 근력 운동을 통해 손목과 팔꿈치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것도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거리 욕심을 줄이는 것도 부상 위험을 낮추는 한 방법이다. 골프를 즐기다보면 거리에 점차 욕심을 내게 돼 운동 강도가 세지게 되고 피로가 누적돼 부상의 위험에도 노출되기 쉽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상을 입었다면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적절히 치료해야 한다. 이 교수는 "어깨와 팔꿈치에 피로가 누적돼 부상을 입으면 즉시 운동을 중단한 후 따뜻한 찜질팩을 얹어주고, 통증이 심하다면 냉찜질을 한 뒤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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