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O, "합의안대로 하면 10년 간 1.5조달러 재정적자 줄어"
공화당 하원, 강경파 주도로 4월에 4.8조달러 감축안 통과
[AP/뉴시스] 미 연방의사당
야당 공화당은 국가가 '디폴트' 되더라도 채무상한을 상향시켜 주지 않겠다는 왕고집을 부린다는 비판을 들었다. 4년 만에 하원을 장악하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심술을 있는대로 부리고 싶은 마음인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러나 심술이 아니라 나라 살림의 적자와 빚에 대한 걱정과 충정 때문이라고 말한다.
'큰정부' 지향의 민주당은 예산지출에서 공화당보다 손이 클 수밖에 없다. 공화당은 예산 총수입을 크게 넘어서는 집권당의 정부 지출 관행을 계속 묵인 방치하면 나라빚,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 명약관화한데 마침 채무상한, 디폴트 위기가 와서 이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즉 공화당 하원이 고집을 피우는 목적은 예산 지출 삭감을 통한 재정적자와 누적 국가채무의 감축이다. 여야 지도부의 합의는 집권 민주당이 공화당의 지출 삭감 운동에 어느 정도 동조했다는 의미다.
상하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연 재정적자와 누적 나라빚은 얼마나 줄어들까. 공화당 강경파가 합의안에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은 '그래도 공화당 하원의원 150명 정도는 찬성할 것"으로 보면서 통과 과반선 218석에서 부족한 표를 대신 메꿀 의사를 표명했다.
공화당 하원의원은 모두 222명이다. 150명이 찬성하고 70여 명이 반대한다는 반대당의 판단에서 적자와 빚의 감축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나라빚, 국가채무는 국제 통계기준인 연방정부와 주정부, 시당국을 다 포함하는 '일반정부 채무' 식으로는 현재 35조 달러다. 그러나 상한(한도) 적용과 디폴트가 문제되는 지금의 미국 나라빚은 연방정부에 한정된 국가채무로 31조4000억 달러(4경1600조원)다.
전세계의 부채는 가계, 기업, 정부 것을 다 합해 300조 달러에 달하고 이 중 (일반)정부 채무가 100억 달러다. 미국이 35조 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상한 적용 국가채무는 4개월 전에 이미 31조4000억 달러의 상한선을 찍었다. 여야로부터 강한 신뢰를 받는 의회예산국(CBO)는 올 2월 회계연도 2023부터 10년 동안 총지출(79조9900억달러)을 예산총수입이 다 충당하지 못해 모두 20조1600억 달러의 기간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간의 재정적자 누적치는 그대로 국가채무로 옮겨져 31조 달러가 52조 달러로 커지게 된다.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한 상황에서 결코 법안이 성사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4월 말 재정적자 감축안을 발의해 하원 통과시켰다.
오로지 예산 총지출을 줄여 해마다 재정적자를 감축해 10년 동안 총 4조8000억 달러의 국가채무를 줄인다는 내용이다. 이 4조8000억 달러를 갖다대고 살펴봐야 할 배경과 척도는 곧 CBO의 10년 간 증가 예측치 20조1600억 달러라고 할 수 있다. 공화당 강경파는 이번 상한 유예와 맞바꾼 지출 삭감 규모가 4조8000억 달러에 턱없이 못미친다고 고함치고 있다.
합의안은 28일(일) 마련되었고 31일(수) 하원 표결이 전망되는 가운데 30일 CBO는 야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에게 "이 법안대로 하면 10년 동안 감축될 누적 재정적자, 국가채무는 1조5000억 달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미국에서 돈이 개입되는 법안은 모두 재원 조달이 석연하고 명쾌하게 자체 설명되어야 하며 그 적용 기간은 모두 10년이다. 1년 간의 회계연도 예산안도 모두 10년 기간 스케일 안에 설명되고 추진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의 4월 감축안보다 한 달 빠른 3월 말 2024 예산제안서를 통해 "10년 동안 부자와 대기업에 5조 달러를 증세해서 이 중 2조 달러는 지출증액하고 3조 달러를 누적 재정적자 감축에 쓰겠다"고 말했다.
CBO의 합의안 계산에서는 10년 간 적자와 채무 감축 규모가 1조5000억 달러(1980조원)로 공화당 하원의 강경파 의지가 그대로 담긴 4조8000억 달러(6300조원)에 크게 못미친다.
1980조원은 6300조원의 31% 수준이다. 공화당 하원의원 222명, 상원의원 49명 중 몇 명이 이를 현실적 대안으로 인정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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