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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면허 어렵게 땄는데…10명중 1명 "다른직업 선택"

등록 2023.06.20 16: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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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휴간호사, 의료기관 간호사의 절반 육박

간호사 면허자 10명 중 1명 타직업 선택

[서울=뉴시스]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 체계, 의료정책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간호사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일손을 놓은 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호서대 예비 간호사 73명이 아산캠퍼스 교회 내에서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서대 제공) 2023.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 체계, 의료정책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간호사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일손을 놓은 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호서대 예비 간호사 73명이 아산캠퍼스 교회 내에서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호서대 제공) 2023.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 체계, 의료정책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간호사 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일손을 놓은 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종특별자치도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보다 비활동 간호사인 유휴 간호사 수가 더 많았다. 경기도 등 7개 시·도 역시 유휴간호사 수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전체 간호사 수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간호사 면허자 10명 중 1명은 다른 직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간호협회(간협)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인력 실태 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비활동 간호사 수는 2018년 10만2420명, 2019년 10만4970명, 2020년 10만6396명으로 매년 2.5%포인트 가량 증가해 3년 새 3976명 늘어났다.

연령별로 보면 30~39세가 3만168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40~49세(2만5019명), 29세 이하(1만5398명), 60~69세(1만4862명), 50~59세(1만3653명), 70세 이상(5784명)이었다. 남성과 여성은 각각 2415명(2.3%)과 10만3981명(97.7%)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추정할 경우 올해 유휴 간호사 수는 11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유휴 간호사 수는 2020년 기준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22만5462명)의 47.2%로 절반에 육박했다.

시도별로 보면 경기 지역 유휴 간호사 수는 2만5770명으로 지역 의료기관 간호사(4만3922명)의 58.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 2만2005명(40.2%), 경남 6731명(46.2%), 부산 6607명(34.9%), 경북 5546명(57.5%), 대구 5337명(40.1%), 인천 4529명(37.2%), 광주 4432명(48.6%), 전남 4297명(50.2%), 전북 3905명(49.0%), 강원 3813명(61.2%), 충남 3191명(52.2%), 대전 2980명(40%), 울산 2426명(50.5%), 충북 2346명(48.2%), 제주 1698명(60.7%), 세종 988명(131%) 순이었다.

특히 세종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보다 유휴 간호사 수가 234명 더 많았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수의 절반이 넘는 지역도 울산, 경기, 강원, 전남, 충남, 경북, 제주 등 7개 지역에 달했다.

다른 직업으로 전환하는 간호사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다른 직업으로 전환한 사람은 모두 4만4847명으로 전체 간호사 면허자의 10.3%에 달했다. 다른 직종에 근무하는 간호사 면허 보유자는 2018년 4만2480명, 2019년 4만3493명, 2020년 4만4847명으로 2년 새 2367명이나 늘어났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휴 간호사가 매년 크게 늘고 있는 것은 현 의료시스템과 건강보험 수가 체계, 의료정책 등의 문제”라면서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우리나라 간호인력은 간호 보조인력을 제외하면 인구 1000명당 4.4명으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9.7명)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또 “OECD국가들의 경우 간호보조인력이 간호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지 않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절반(4.0명)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는 의료기관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아직도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은 간호보조인력을 간호사보다 선호하는 데 있다”고 했다.

간호사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체계가 거의 없다 보니 병원들은 간호사를 고용하면 할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인식이 커 간호사를 늘리기보다 병상 확대와 의료장비 등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기 때문이라는 게 간협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로 OECD 평균(4.3개)보다 2.9배 많다. 최근 5년 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병상은 연평균 2.6% 증가했다. OECD 회원국 중 총 병원 병상 수가 가장 적은 국가는 멕시코(1.0개)이고, 가장 많은 국가는 우리나라였다. 의료장비 역시 많았다. 인구 100만 명당 자기공명영상장치(MRI) 보유 대수는 32.4대, 컴퓨터단층촬영기(CT 스캐너)는 40.6대로 모두 OECD 평균인 18.3대와 29.1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반면 국내 간호사 1명당 평균 환자 수는 상급종합병원 기준으로 16.3명으로 미국(5.4명)·일본(7명), 캐나다(4명) 등 주요 선진국의 2~4배에 달해 임상 현장의 간호사들이 환자 곁을 떠나는 주된 이유가 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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