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양평고속道 설계업체 "대안이 최적"...주민 "원안에 반대"(종합)

등록 2023.07.13 17:33:27수정 2023.07.13 20:24: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환경 영향·비용 절감 등 면에서 대안이 최적"

인수위 때 협의?…"원 장관, 만난 적도 없다"

예타안 종점 양서면 주민도 "우리 동네엔 반대"

"제2외곽순환도로 때문에 이미 마을 잘려"

[양평=뉴시스] 이예슬 기자 = 양평군 양서면에 붙은 양평고속도로 관련 현수막.

[양평=뉴시스] 이예슬 기자 = 양평군 양서면에 붙은 양평고속도로 관련 현수막.

[양평=뉴시스] 이예슬 기자 = 양평군민들의 숙원사업인 서울양평고속도로가 대통령 처가 특혜의혹으로 얼룩진 가운데, 노선 변경을 제안한 민간 설계업체와 예타안 종점부로 지목된 지역의 주민들이 직접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양평군에서 현장설명회를 열고 양평고속도로 종점부와 강하IC 신설부 등 주요 현장을 공개했다. 공개된 장소는 예타안 종점부인 양서면과 대안 종점부인 강상면, 양평군이 제안한 강하IC 신설지 등이다.

이 자리에는 대안노선을 검토해 국토부에 보고한 설계업체(동해종합기술공사, 경동엔지니어링)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강상면 종점이 최적 노선…외압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4월 통과된 예타안에서 고속도로의 종점부가 양서면이었는데, 2022년 시작된 타당성조사에서 강상면으로 대안이 제시된 것에 대해 해당 지역에 김건희 여사 일가 땅이 있어 특혜를 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정체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타당성조사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3월 시작된 만큼 해당 의혹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타당성조사 결과는 윤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같은 해 5월 국토부에 보고됐다.

이상화 동해기술공사 부사장은 "예타안이 팔당상수원구역, 생태자연보호구역을 관통하게 되어 있었고, 예타보고서에 양평JCT 위치를 대안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제시가 돼 있어 현장검토 후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IC를 국도 6호선과 342호선, 88호선에 접속하는 안에 대해 기술적 검토와 교통량 분석 등을 한 결과 강상면 안이 대안으로 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타안과 대안이 전체 노선 중 55%나 바뀌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다른 고속도로 건설사업의 경우 예타와 타당성조사,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거치면서 노선도와 시종점이 완전히 다른 경우도 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양평이천고속도로가 그 예로 제시됐다.

이 부사장은 "예타, 타당성조사, 실시조사 등 과정을 거치는 것은 그 과정 사이에 확인할 것이 많고, 민원해결과 공사비 감소 등의 효과도 있기 때문"이라며 "예타안이 나왔다고 추가 검토 없이 계속 추진하는 게 아니라 각 과정을 거쳐 여러 장점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인수위원회 시절에도 노선 변경 개입이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10일 취임했지만 대선이 3월9일 치러졌고, 곧바로 인수위원회가 꾸려진 만큼 내정자가 국책사업에 끼여들 여지가 있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인수위 기획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양평=뉴시스] 이예슬 기자 = 민간 설계업체가 대안으로 제시한 강상면 종점부.

[양평=뉴시스] 이예슬 기자 = 민간 설계업체가 대안으로 제시한 강상면 종점부. 

대안 노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원 장관이 민간업체와 협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이 부사장은 "(원 장관을)만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양서면 주민들 "우리 동네엔 싫다"

민주당은 예타안을 '원안'으로 부르며 양서면 종점안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정작 해당 지역 주민들은 이에 반대한다. 가뜩이나 제2순환고속도로가 들어서면서 마을이 두동강 났고 소음과 분진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둘러본 양서면 일대에는 고속도로의 종점부를 양서면에 설치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여럿 걸려있었다.

양서면 청계2리 박구용 이장은 "제2외곽순환도로가 들어서면서 우리 동네 중심이 잘렸다"며 "고속도로 설치 후 소음과 안개가 심해져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고속도로가 또 들어서면 우리 동네에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박 이장은 "조용하게 살려고 온 사람들인데, 삶의 질이 너무 떨어진다"며 "요점은 돈이고 이권이 다르니까 어디다 만들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필요한 동네가 있다면 가져가고, 우리 동네에는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770가구 중 양서면 종점에 찬성하는 가구는 5%도 안될 것"이라며 "원안이라는 것은 확정돼야 원안인데, 양서면이 원안이라는 얘기를 공식적으로 들은 적도 없다"고 항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