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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동 칼부림' 조선 구속기소…檢 "또래 남성에 열등감"(종합)

등록 2023.08.11 11:38:25수정 2023.08.11 12: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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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남성 4명 피해자…1명 끝내 사망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안·좌절 감정 쌓여"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잔혹하게 범행"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선의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선의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검찰이 지난달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묻지마 흉기난동'으로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구속)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신림동 칼부림 살인 등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부장검사)은 11일 조씨를 살인, 살인미수, 절도, 사기 및 모욕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된 지 2주 만이다.

조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죽게 하고 30대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날 범행을 위해 서울 금천구 소재 마트에서 식칼 2개를 훔치고(절도), 이동을 위해 택시를 무임승차한 혐의(사기)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27일 익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특정 게임 유튜버를 지칭하면서 '게이 같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돼 모욕 혐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게임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의 감정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로, '젊은 남성'을 의도적 공격 대상으로 삼아 마치 컴퓨터 게임하듯 공격했다고 봤다.

조씨는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 동안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하는 등 '게임 중독'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전에는 직장 생활도 했으나 한 곳에서 오래 일하지 못하고 여러 일자리를 전전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3)이 11일 구속기소됐다. 사진은 조선이 지난달 28일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2023.07.28.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일면식도 없는 행인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된 조선(33)이 11일 구속기소됐다. 사진은 조선이 지난달 28일 검찰로 송치되는 모습.. 2023.07.28. [email protected]

조씨는 범행 당시 가벼운 뜀걸음,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 얼굴·뒷목·옆구리 등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부위를 집중 타격, 범행 시도 후 신속히 재정비, 새로운 목표 대상 물색 등의 특이한 행태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검찰은 이에 대해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을 하듯 잔혹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는 브리핑에서 "게임중독이 바로 범행동기로 이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범행 직전 조선의 상태가 게임중독 상태였다는 것"이라며, "게임중독이 범행에 영향을 줬다는 본인 진술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뒤이은 신림역 살인예고 게시글에서도 조선 범행의 CCTV 영상과 관련해 '(게임명) 그 게임을 하고 싶다'는 표현이 나왔다. 수사팀뿐만 아니라 게임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은 모방범죄 가능성을 우려해 게임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씨가 가족관계 붕괴와 사회생활 부적응 등으로 현실 불만과 좌절 상태에 이른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았으며, 이 감정이 적개심과 분노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조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터넷에 작성한 글로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는데, 범행 나흘 전인 지난달 17일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자 젊은 남성에 대한 공개적 살인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선의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김수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3부장검사가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서울 관악구 신림동 흉기 난동 피의자인 조선의 구속기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1. [email protected]

외부전문 수사자문위원회의 심리분석에 따르면 조씨는 그나마 소속감을 느꼈던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 때문에 모욕죄로 고소당하자, 과거 소년원 시절 사회로부터 격리됐던 기억이 떠올라 심한 압박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조씨가 범행 전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범행 당일 오전 8~9시께에는 주거지 인근 산책로에서 망치로 컴퓨터 저장장치를 파손하는 등 증거인멸과 계획 범행 정황도 다수 확인됐다.

조씨는 "모욕죄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 몰래 촬영한 사진 등 불법적인 영상으로 처벌 받을 것이 걱정됐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수사 결과 휴대전화와 컴퓨터는 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조씨는 과거 집행유예 1회, 벌금형 2회, 소년부 송치 14회, 기소유예 3회 등 총 20건의 범죄 전력이 있었다.

검찰은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과 등을 통해 조선의 심리를 분석하고, 가족과 지인 35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주변인들은 "조선이 특이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비합리적 범행 동기를 가지고 자신과 관련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계획적 공개 범죄를 저질렀고, 뒤이은 모방 범죄와 살인 예고 글 폭증으로 사회적 혼란과 불안을 일으켰다"며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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