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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투표 마감…'美-中 대리전' 세계적 관심(종합)

등록 2024.01.13 17:44:23수정 2024.01.13 1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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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베이=AP/뉴시스]13일 대만 신베이시에서 총통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1.13.

[신베이=AP/뉴시스]13일 대만 신베이시에서 총통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유권자들이 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2024.01.13.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대만 국민들이 향후 4년간 중국과의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새 총통과 입법위원을 선출하는 선거의 투표가 마감됐다고 AP통신, 타이완뉴스 등이 13일 보도했다.

선거기간 내내 중국의 군사적 위협 속에 미국의 견제가 치열해지면서 사실상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선거전이 흘러가면서 대만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만 중앙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제16대 대만 총통·부총통 선거와 제11대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는 13일 동시에 치러졌다. 약 1950만명의 유권자가 참여하는 이번 선거는 대만 전역 1만7794곳의 투·개표소에서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오후 4시(한국시간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실시됐다.

이번 총통선거의 3대 정당 후보는 기호 1번 라이칭더 민진당 총통 후보와 그의 러닝메이트인 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 기호 2번 커원저 민중당 총통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우신잉 부총통 후보, 기호 3번 허우유이 국민당 총통 후보와 러닝메이트인 자오샤오캉 부총통 후보다.

대만 현지 매체 산리뉴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라이 후보는 그의 고향인 타이난시에서 투표를 했다. 중국이 선호하는 허우 후보는 타이페이와 인접한 신베이시에서 한표를 행사했다. 커 후보는 타이페이에서 투표했다.

대만 독립론자로 알려진 라이 후보는 "투표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며 "대만의 민주주의가 힘들게 얻은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가 민주주의를 소중히 여기고 투표 과정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화창한 날씨에 대해선 대만 사람들이 밖에 나가서 투표하기에 좋은 시간이라며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경찰청장 출신인 허우 후보는 투표를 하기 위해 신베이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들렀다. 총통선거 출마를 위해 휴가를 낸 신베이 시장이기도 하다. 허우 후보는 "민주주의 과정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고 대만 방송 나우뉴스가 전했다. 그는 또 선거 이후 대만의 미래에 직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커 후보는 투표를 마친 후 "차분하게 당일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만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각 후보들은 마지막 유세에서도 중국의 대만 위협에 대한 입장을 주로 강조했으나 대만의 청년 유권자층은 경제 문제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AP는 "문제는 중국 정부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 연안으로부터 160㎞ 떨어진 대만 섬의 평화와 안정"이라며 "경제 침체와 고가 주택 등 국내 문제도 이번 총통선거의 주요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라이 후보는 대만 남부 고향에서 연설하면서 중국이 군사적으로 위협하는 때문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의사 출신인 라이 후보는 "대만의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보수가 좋은 직업을 버리고 민주주의 선열의 뒤를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당의 허우 후보는 라이 후보의 양안관계 입장 때문에 중국과 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실용적 관계, 국가안보 강화, 인권 보호를 지지한다. 대만 보호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독립 지지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군사적 위협을 강화해 왔다. 반면 누가 집권하더라도 지원할 것임을 약속해온 미국은 선거 직후 전직 고위 당국자들로 구성된 비공식 대표단을 파견해 미 정부의 입장을 강조할 예정이다.

중국의 위협 외에 이번 선거에선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4%로 저조한 문제 등 국내 경제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 성장 약화는 중국 경제 침체로 대만의 주요 수출품인 컴퓨터칩 수출이 줄어든 탓이 크다. 그밖에도 주택 문제와 빈부 격차 심화, 실업 문제가 주요 쟁점이다.           

글로벌 정보 컨설팅 업체 S-RM의 가브리엘 리드 부국장은 AP에 "대만의 선거는 지정학적 지형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투표 결과는 궁극적으로 서방과 관련된 중국과의 관계의 본질을 결정할 것이며 남중국해 상황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만은 총통과 부총통을 선출하는 선거 외에도, 대만 입법부 총선에서 73명의 지역구 입법위원, 6명의 대만 원주민 대표, 34명의 비례대표 입법위원을 포함한 총 113명의 입법위원을 이날 투표로 결정한다. 투표 결과는 이날 밤 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중앙선관위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지정한 투표소로 신분증, 인감, 투표 안내문을 가지고 오도록 당부했다. 투표소에서 30m 이내에서 투표 방해 행위나 다른 사람들의 투표를 설득 또는 만류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이를 위반한 자들은 보안요원들에 의해 제지된 후에도 1년 이하의 징역, 구류 또는 1만5000 대만달러(약 63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투표소 내에는 휴대 전화와 다른 카메라들이 허용되지 않지만, 전원이 꺼진 기기들은 제외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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