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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남과 40년 살다 사별했는데…본처가 유산 달랍니다"

등록 2024.08.29 00:01:00수정 2024.08.29 05:4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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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이혼하지 않은 유부남과 40여 년간 동거한 여성이 남성과 사별한 후 뒤늦게 나타난 본처와 유산 상속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7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최근 40년간 동거한 유부남 남편과 사별했다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40여년 전 남성 B씨를 만나 임신했다. 아들을 낳은 후 출생신고와 혼인신고를 하려던 A씨는 뒤늦게 B씨에게 법률상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둘 사이엔 아이도 셋이나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B씨의 아내를 찾아가 "B씨에게 속아 출산까지 했다"며 "아들을 키워주면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고 제안했지만 B씨의 아내는 이를 거절했고, 미혼모가 된 A씨는 결국 아들을 혼자 키워야 했다.

그런데 수개월 뒤 B씨가 나타나 "함께 살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B씨와 아내의 혼인 관계는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다. B씨는 "아내를 상대로 이혼 청구를 했으나 기각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의 혼인 관계가 정리되진 않았으나 함께 살게 된 A씨와 B씨, 두 사람은 B씨 명의로 아파트와 토지, 건물까지 샀다. 그렇게 40여년이 흘렀고, 그동안 A씨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족 경조사를 전부 챙겨왔다고 한다.

B씨는 "당신 덕분"이라며 A씨와 아들에게 재산을 절반씩 준다는 유언장을 작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환으로 숨졌다. A씨와 아들은 B씨 부동산에 대한 명의이전도 마쳤다.

그런데 갑자기 본처와 본처의 자녀들이 나타나 B씨의 재산을 가로챘다며 유언장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A씨 측이 응하지 않자 유언을 고의로 은닉한 '상속결격'이라며 B씨 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A씨는 "본처는 제가 남편(B씨)과 장기간 부정행위를 했다며 거액의 위자료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날 라디오에 출연한 송미정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A씨와 B씨 사이에는 아무 법률적 관계가 없기 때문에 A씨에게 상속인 결격사유가 적용될 수 없다"며 "사실혼 관계로 보더라도 상속인 지위는 법률상 배우자에게만 인정된다"고 답했다.

이어 "본처와 본처 자녀들은 상속인이라 A씨와 A씨 아들에게 증여된 부동산들에 대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유류분을 반환하라는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B씨의 상속인은 본처와 본처 자녀 3명, A씨 아들까지 총 5명이다.

A씨의 부정행위 책임에 대해선 "B씨와 본처의 혼인 관계가 파탄된 원인 중 하나가 A씨라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본처는 A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밝혔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에는 시효가 있기 때문인데, 그 시효는 불법행위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10년이다. 송미정 변호사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면 완전히 덮고 살 것이 아닌 이상 빨리 책임을 묻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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