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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 주노 디아스 '우리들의일그러진영웅' 큰 감동

등록 2010.05.11 12:03:51수정 2017.01.11 1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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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종현 기자 = 10일 오후 남산 문학의 집에서 2010 세계작가축제 일환으로 열린 낭독회 및 작가들의 수다 "내 작품 속의 환상"에 초대된 퓰리처상 수상 작가 주노 디아즈가 이야기를 듣고 있다.  kim-jh@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퓰리처상을 받아 물론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러나 상을 받았다는 기분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첫 장편소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으로 2008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도미니카계 미국 작가 주노 디아스(42)는 “상을 받은 이후에 어떤 글을 어떻게 써나가는가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디아스는 10일 막을 올린 한국문학번역원 주최 ‘세계 작가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9일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첫날 여든 살이 넘은 한국의 어르신과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문학적 소양이 아주 풍부했다”며 “사람들도 참 친절하고 아주 좋다”고 웃었다.

 낭독회의 파트너인 소설가 박형서(38)씨의 작품을 비롯, 한국 소설을 4~5편 정도 읽었다는 디아스는 한국 문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했지만, 날카로운 통찰력을 드러냈다.  

 “독재 정치와 전쟁을 경험한 한국 문학에는 트라우마가 내재돼 있다”며 “그러한 소재들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다”고 짚었다. “도미니카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 지 공감이 많이 된다.”

 특히, 작가 이문열(62)씨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인상 깊게 읽었다고 고백했다. “감동을 크게 받아 나 자신도 학창시절 경험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디아스는 1968년 도미니카 산토도밍고에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뉴저지에서 생활했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대부분이 군인인 환경에서 그의 말마따나 퓰리처상 수상 같은 승리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의 주인공 오스카 와오도 도미니카계 이민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몸무게가 110㎏에 육박하는 거구에 SF와 판타지 소설에 열광하지만 사랑에 목말라하는, 한마디로 루저에 가깝다. 디아스는 “영웅적인 사람보다는 마치 괴물 같이 변형된 인물을 통해서 세상의 모순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디아스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하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에는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예술이면 예술 방면에서 아주 뛰어난 학생들이 많다”며 “15주간의 수업을 마치면 그들이 비판적인 사고를 견지할 수 있도록 수업을 이끌어간다”고 전했다.

 디아스는 50년 뒤 미국의 모습을 그린 소설을 쓰고 있는 중이다. “50년 뒤에 일어날 수 있는 기후 변화와 정치적인 이슈를 녹여 글을 써나가고 있다”면서 “그런데, 좀 지루할 것 같아 걱정”이라며 웃었다.

 퓰리처상 수상자가 생각하는 이 시대 문학의 사명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그건 어려운 문제다. 음악이나 미술 등 다른 예술처럼 분명 사람들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

 디아스는 ‘세계 작가 축제’가 끝나는 14일까지 사인회와 전주 한옥마을 체험, 서울국제도서전 참가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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