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브렉시트 협상 발동안 상원서 추가 제동…보수당 내 반란 감지
영국 상원은 7일(현지시간) 정부의 'EU(탈퇴 통지) 법안'의 추가 수정안에 대해 표결을 실시해 찬성 366표, 반대 268표로 가결했다. 브렉시트 협상에서 의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이 수정안의 골자다.
수정안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최종 협상안에 대해 의회에 '의미있는(meaningful) 표결'을 보장해야 한다. 정부가 EU와 최종 합의 전 반드시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수정안은 최종 협상안을 의회가 거부하면 정부가 EU와의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협상 타결 없이 EU를 탈퇴하는 일도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이는 정부 주도의 협상을 추구하는 메이 총리의 방침과 대치된다. 메이는 의회의 최종 협상안 표결은 내용 수정 없이 '받아들이거나 거부하거나'(take it or leave it) 둘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원은 1일에도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발동안을 수정했다. 앞선 수정안에는 정부가 영국 거주 EU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고, 협상 개시 3개월 안에 이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7일 상원 표결에서 눈길을 끄는 점은 보수당 반란표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새 수정안에 찬성한 보수당 의원은 모두 13명이다. 1일 표결 때 수정안을 지지한 보수당 의원은 7명 뿐이었다.
메이 총리는 7일 상원 표결 직후 보수당 반란 투표를 주도한 마이클 헤셀타인 의원을 정부 고문 직에서 해임시켰다. 그는 정부에서 산업 전략 등에 대한 조언을 하는 역할을 해 왔다.
헤셀타인 의원은 메이 총리의 결정이 유감스럽다면서도 "상원 의회에서 말했듯 이 나라의 미래는 유럽의 친구들과 불가분하게 연관돼 있다"고 브렉시트 반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이제 공은 하원으로 넘어갔다. 비선출직인 상원의 수정안은 하원 승인을 받아야만 한다. 하원 표결은 13~14일 사이 실시된다. 정부는 보수당이 장악한 하원이 상원 수정안을 거부할 거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원은 지난달 표결에서 정부가 제출한 브렉시트 협상 발동안을 압도적인 찬성 아래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하원 과반 의석을 차지한 보수당이 정부를 지지하며 법안 가결을 주도했다.
상원에서 보수당 내 반란 움직임이 일었듯 다음주 하원에서도 보수당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수당 하원의원 최대 20명이 수정안에 찬성 수 있다고 일간 텔레그레프는 분석했다.
정부는 하원이 수정안을 지지할 일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여전히 원래 일정대로 의회 표결을 마치고 이달 말까지 협상을 발동할 수 있다고 본다고 총리실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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