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마크롱 시대 개막…"새로운 르네상스 시작됐다"
【파리=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취임식을 진행한 뒤 개선문 앞에서 무명전사자의 묘에 헌화했다. 2017.5.15.
마크롱은 이날 엘리제궁(대통령 관저)에서 진행한 취임 연설에서 "지난 수십 년간 프랑스는 스스로를 의심해 왔다"며 "프랑스인들은 너무나 오랫동안 주눅들어 있었다. 이제는 자신감을 되찾을 때"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7일 대선날 저녁 일어난 마법으로 순식간에 프랑스를 재건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시간이 많이 걸리고 해야할 일들도 많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의 국력은 쇠퇴하고 있지 않다. 단지 매우 특별한 '르네상스'(부흥기)가 막 시작되는 지점에 있을 뿐"이라며 "우리는 이 나라를 21세기 강대국으로 만들어 줄 자질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와 유럽은 지금 어느 때보다도 프랑스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도 유럽이 필요하다. 개혁, 재출범을 거친 유럽은 우리를 보호하며 우리의 가치를 이 세계에 실현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현대사·G7 정상 중 최연소
1977년생인 마크롱은 프랑스 현대 정치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다. 주요 7개국(G7. 프랑스, 미국,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의 현직 지도자들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리다.
마크롱은 기득권 정치 타파, 경제 개혁, EU 안에서 강한 프랑스 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다. 정치 경험은 전임자인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 아래서 2년간 경제장관을 지낸 게 전부다.
마크롱은 취임식 전 올랑드와 만나 한 시간 가량 회동했다. 사회당은 이번 대선에서 참패했지만, 올랑드는 함께 정부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마크롱이 정권을 이어받으면서 그나마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프랑스국립과학원(CNRS)의 파트릭 베유는 "신임 대통령 대부분은 정부가 작동하는 방식을 알지 못한 채 엘리제궁에 들어온다"며 마크롱의 장관 재직 경험은 큰 이점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설명했다.
◇ EU "마크롱은 희망의 신호"…곧바로 메르켈 회동
【파리=AP/뉴시스】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7.5.15.
융커는 "우리는 유럽 방위 정책부터 더욱 친밀한 유럽, 통화·경제 연합 강화 등 여러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미 확인했다"며 "이는 유럽에 대한 긍정적 신호"라고 강조했다.
융커는 "유럽 덕분에 사람들은 국경을 넘은 거주, 구매, 사랑, 무역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우리는 함께 더 많은 안보와 번영을 이뤄갈 것이다. 유럽국경해안수비기구(프론텍스)가 하나의 사례"라고 설명했다.
마크롱은 취임 이튿날인 15일 독일을 방문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마크롱은 'EU 1인자'와 다름없는 메르켈과 안보, 경제에 관한 입장을 같이한다고 밝힌 바 있다.
◇ 佛유권자들, 6월 총선서도 마크롱 손 들어줄까
마크롱 대통령의 첫 관문은 6월 11~18일 총선이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마크롱의 정치 기반인 중도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이 의회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 현재 의석은 0개다.
베유는 "프랑스 유권자들이 그에게 얼마나 많은 힘을 부여할 준비가 됐는지는 알 수 없다"며 "마크롱이 권력을 (다른 정당들과) 나눠 갖길 원할 지도 모른다. 총선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앙마르슈는 지난 11일 총선에 출마할 후보 428명을 발표하고 총선 채비에 돌입했다. 공천자들은 약속대로 절반이 여성이었다. 전체의 52%는 마크롱처럼 선출직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들이다.
마크롱은 참모진 구성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경제장관 시절 자신을 보좌한 알렉시스 콜러를 비서실장에 임명했다. 외교 고문에는 독일 주재 프랑스 대사인 필립 에티엔을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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