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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기업인 '묵직한 간담회' 건배사 없고 짧게 끝나

등록 2017.07.28 22:4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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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칵테일 타임을 마친 후 만찬을 위해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7.07.2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칵테일 타임을 마친 후 만찬을 위해 인왕실로 이동하고 있다. 2017.07.28.  photo1006@newsis.com


 우천으로 실내에서 행사 열며 활기찬 느낌 사라져
 국정농단 연루 기업 다수 참석하면서 분위기 묵직

 【서울=뉴시스】장윤희 기자 =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의 두번째 간담회는 전날보다 차분하면서 다소 묵직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6시부터 2시간12분동안 진행돼 전날보다 26분 일찍 끝났다. 비가 오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행사장소가 실내로 바뀌어 야외 호프타임 특유의 활기찬 느낌이 사라진 영향도 있었다. 장소가 바뀌면서 청와대는 생맥주대신 칵테일을 만찬주로 올렸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칵테일 메뉴를 소개하며 분위기를 북돋았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

 문 대통령도 이같은 분위기를 느꼈는지 이날은 건배사 없이 칵테일잔을 부딪혔다.  문 대통령은 "오늘은 날씨가 좀 좋지 않아서 본관에서 행사를 열어 아쉽긴 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달리 건배사는 없다. 다들 건강하시고 사업들 잘 되시길 바라겠다"며 전날과 달리 건배사 없는 건배를 제안했다.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보다 분위기가 밝지 않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공기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며 "칵테일 모임이 열리는 본관 로비에서 목소리가 울리다보니 참가자들이 말씀을 조용히 하시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어색한 분위기를 깨려는듯 건배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건배사는 ‘3통을 위하여'로 하겠다"며 "통 3개는 첫 번째는 문재인 대통령을 위하여, 두 번째는 화합과 소통을 위하여, 세 번째는 새 정부와 대한민국 경제의 만사형통을 위해서, 3통을 위하여라고 해 주십시오"라고 외쳐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 스탠딩 칵테일 타임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건배사를 듣고 있다. 2017.07.28.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 스탠딩 칵테일 타임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건배사를 듣고 있다. 2017.07.28.  photo1006@newsis.com

전날 재계 자산 짝수기업이 참석하면서 이날은 홀수 기업이 초대됐다. 공교롭게도 둘째날 참석 기업 가운데 전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경우가 많아 긴장감은 고조됐다. 이러한 탓인지 기업인들이 다소 경직된 표정이었고, 문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가 길게 이어지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순실 사건, 기업인 재판 등의 대화는 나오지 않았다. 일자리 창출과 상생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면서도 "어제보다 분위기가 더 좋았다고 말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인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었다. 박용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를 대표해 이틀 연속 자리를 함께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특혜와 정유라 승마 지원 의혹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최태원 SK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까지 국정농단 수사를 받다 불구속 기소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날 이재용 부회장 변호인이 법원에서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것이 문 대통령의 기업인 간담회와 뭐가 다르냐"고 발언해 해당 로펌에서 "개인 실언이다"고 해명자료를 내는 아슬아슬한 사건도 있었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 롯데그룹 '왕자의 난'으로 진통을 겪은데 이어 지난 2월에는 롯데그룹의 성주지역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경제보복 직격타를 맞기도 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민영화된 공기업 수장으로서 국정농단 스캔들에 시달리다 지난 3월 간신히 연임에 성공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경영환경이 녹록하지는 않다.

 GS그룹은 국정농단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허창수 회장이 해체 위기에 놓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고, 최길선 현대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창사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등 이날 참석 기업들은 묵직한 사연을 안고 문 대통령과 마주했다.

 eg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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