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텍사스 정유시설 강타 유해물질 누출···2차 피해 우려 고조
【코퍼스 크리스티=AP/뉴시스】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2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코퍼스 크리스티 해안가에 물이 들이치고 있다. 2017.08.29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가 정유공장이 밀집한 미국 텍사스만 연안을 강타해 정유시설이 파괴되면서 이로 인한 오염물질 누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기업 엑손모빌은 이날 텍사스환경품질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해 "하비로 텍사스 지역에 위치한 자사 정유공장 2곳이 손상돼 유해한 오염물질이 방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휴스턴시(市) 전역에서 참을 수 없는 화학물질 냄새가 난다는 탄원이 이어지면서 텍사스환경품질위원회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결과다.
엑손모빌은 "텍사스주(州) 베이타운 정유소에서 탱크의 플로팅 루프가 침수해 휘발성 유기 화합물, 규제 화학물질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배출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베이타운 정유소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정유소다.
엑손모빌 측은 "안전한 시기가 되면 하비의 여파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를 실시할 것"이라며 "수리를 위해 탱크를 비울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탱크 안에 들어있던 물질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에이미 그레이엄 환경보호국 대변인은 "엑손모빌이 미국 해안경비대가 운영하는 국가대응센터에 보고서를 제출했다"며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타운 정유소는 약 15파운드의 벤젠을 대기 중으로 방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몬트에 위치한 엑손모빌의 석유화학 정제소에서도 하비의 영향으로 이산화황을 처리하는 장치가 손상돼 1312.84파운드(약595kg)의 이산화황이 방출됐다. 허용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엑손모빌은 "보몬트 정제소는 안정을 찾았다"며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 "배출량을 최소화하고 정제소를 정상 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였다.
엑손모빌 뿐 아니라 다른 정유업체들도 텍사스환경품질위원회에 공지를 보냈다. 셰브론 필립스는 시더 바이유에 위치한 자사 화학공장이 셧다운 과정에서 1,3-부타디엔, 벤젠, 에틸렌 등 유해물질 방출 허용 한계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고 알렸다.
앞서 지난 28일 텍사스주 휴스턴시 일간신문 휴스턴크로니클은 라 포르테의 파열된 파이프라인에서 화학물질이 누설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지역당국이 쇼어에이커스와 베이타운의 주민들에게까지 외출 경고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환경보호단체 인바이런먼트 텍사스의 루크 메츠거는 "허가받지 않은 배출은 대부분 공장이 문을 닫는 과정에서 비롯한다"며 "그 상태에서 공장을 재가동하면 오염 제어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사람과 환경에 더 위험한 유해물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벤젠이나 1,3-부타디엔 등의 발암물질이 방출되면 공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암 발병 위험이 높아지고 질소산화물과 이산화황 등 호흡기를 자극하는 물질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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