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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승소' 기아차 노조 "노동시간 단축 이어지길"

등록 2017.08.31 16: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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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측 김기덕 변호사(왼쪽)와 송성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부지부장(오른쪽)은 31일 법률사무소 새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7.08.31. ksj87@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측 김기덕 변호사(왼쪽)와 송성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부지부장(오른쪽)은 31일 법률사무소 새날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17.08.31. [email protected]

"신의칙 불인정 큰 의미···근로기준법 준수 계기 희망"
"휴일 중복할증 부분 인정되지 않은 점은 아쉬워"
"판결문 확인, 노조 대표 협의 후 항소 여부 검토"

 【서울=뉴시스】 이재은 김성진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조합(기아차 노조) 측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자 "이번 판결이 노동시간 단축과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31일 오후 서울 중구 법률사무소 새날에서 통상임금소송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판부가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이 이번 소송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법원 판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권혁중)는 이날 오전 기아차 노조 소속 2만7424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에서 "정기 상여금과 중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것이 맞다"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은 사측이 노조에 원금 3126억원, 이자 1097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노조 측 김기덕 변호사는 "재판부가 기아차 재정상태, 경영환경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에 이번 사건의 노동자 청구는 신의칙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금호타이어의 경우 항소심에서 신의칙 위반이라고 판단하면서 노동자들 임금청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많은 근로자들이 연차사용을 하지 못하고 휴일 근로를 하고 있다. 통상임금이 산업 경쟁력을 저해한다고 말하는 것이 그만큼 초과근로가 만연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통상임금 판결이나 소송을 계기로 해서 법이 정한대로 법정 근로 시간 일 8시간, 주 40시간, 연차휴가 보장 등 근로기준법이 준수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성호 기아차 부지부장은 "신의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판결 결과가 새롭고 기쁘다. 제대로 임금을 계산해서 받지 못한 금액을 사법부가 제대로 판단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 이번 판결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연월차를 쓰고 싶어도 현장에 인력이 부족해서 못쓴다. 회사가 생산설비를 확장하기보다는 지금 설비와 인원으로 생산대수를 맞추려고 하다 보니 당연히 연장근로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을 큰 과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부합되는 판결"이라며 "신의칙 위배는 노조 입장에서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교섭 과정에서 확인되겠지만 이 판결 자체가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는 휴일 중복할증 부분이 인정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김 변호사는 "휴일근로가 주 40시간이 넘으면 연장근로수당까지 중복할증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 인정하지 않아 아쉽다"며 "하급심에서 노동자의 청구를 인정하는 판결도 있었고 아닌 판결도 있는 상황이다. 대법원 수준에서 명확한 판결이 없기 때문에 노동법상으로 그런 부분을 청구하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한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동자들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법원은 노동자 2만7424명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1조926억원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2011년 사건의 노동자 2만7000여명에게 원금 3126억원과 이자 1097억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7.08.3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기아자동차 노동자들이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한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노동자들이 법원을 나서고 있다.법원은 노동자 2만7424명이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낸 1조926억원의 임금 청구 소송에서 "2011년 사건의 노동자 2만7000여명에게 원금 3126억원과 이자 1097억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2017.08.31. [email protected]


 김 변호사는 노조 측 주장 금액에서 38%만 인정된 것에 대해선 "38%라는 것은 맞지 않다. 6588억원이 청구금액이고 거기서 3126억원이 인정됐기 때문에 50% 가까이 인정됐다"며 "청구한 것에 50%는 인정해주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또 "원래 법정이자가 연 6%이지만 노조는 그 이상으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촉법)에 의해 15%를 청구했다"면서 "그러나 재판부가 통상적인 판례에 따라 법정이자인 연 6%를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통상임금 소송과 관련해 귀족노조라는 비판 시각에 대해선 "통상임금은 대기업 정규직의 권리를 찾는 문제가 아니고 장시간 초과근로한 노동자의 문제"라며 "법정근로시간 외 근로한 노동자면 다 문제가 되는 것이지 대기업 정규직이기 때문에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 변호사는 항소심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과 관련해선 "신의칙이 문제가 되겠지만 금호타이어 사건도 있고 완화된 기준 판결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충분히 준비하면 넘어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항소심에서도 금액이 인정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노조 측은 항소 여부에 대해선 "판결문을 받은 뒤 14일 이내에 항소하기로 돼 있다"며 "판결문을 검토하고 노조대표와 협의하고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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