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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인도·태평양 띄우기…中 견제 위해 印 역할 강화

등록 2017.11.14 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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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AP/뉴시스】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도중 악수하고 있다. 이날 인도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 논의에 본격적으로 가담했다.2017.11.14

【마닐라=AP/뉴시스】제31회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도중 악수하고 있다. 이날 인도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 논의에 본격적으로 가담했다.2017.11.14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인도·태평양' 개념 띄우기에 나선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기존의 '아시아'나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용어 대신 유독 '인도·태평양'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사용했다.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비즈니스 서밋에서는 '자유롭고 열려 있는 인도·태평양'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인도·태평양'이라는  용어를 거듭 사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인 인도가 안보 문제에 있어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국이 이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인도는 동남아시아의 작은 나라들에게 완충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인도·태평양' 개념은 동북아 지역에 한정됐던 미국의 영향력을 인도와 손을 잡고 동남아와 인도양까지 확장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동남아와 인도양의 주요 항구를 '진주목걸이'처럼 꿰려는 중국의 해양 실크로드 구상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중국은 최근 남중국해에 군사시설을 조성하고 스리랑카와 파키스탄 등 인도양 주변 항만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등 빠르게 진주 목걸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개념을 본격적으로 띄우기 시작하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의 역할도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한 미국 고위 관리는 블룸버그에 "인도·태평양은 아시아에서 미국과 인도의 '북엔드(책이 쓰러지지 않도록 양쪽에서 고정시키는 받침대)'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인도, 호주가 손을 잡고 중국을 견제하자는 일본·호주의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일본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태평양과 인도양의 연계를 추진해 왔고, 호주는 지난 2013년 방위백서에서 이 개념을 다루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14일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잇따라 만나 4개국의 공동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 구상이 자국을 포위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 관련 질문을 받고 “어떠한 국가라도 지역내 협력에 관련해 자신의 구상이나 주장을 제기할 수 있지만 관련 주장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하며 상생협력에 유리해야 하며 정치화, 배타적인 것을 피해야 한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우리 정부도 이 구상에 동참할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8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에는 "한·미 동맹이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축임을 강조했다"는 표현이 포함됐다.

이후 외교 라인 내에서는 대미(對美) 관계 못지않게 대중(對中) 관계 또한 중요한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을 견제하려는 구상에 공식적으로 동참 의사를 밝히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현재 정부는 이 구상이 이제 막 시작되는 단계에 있는 만큼 향후 미국으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역내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적절한 개념인지부터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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