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反정부 시위, 정말로 진정 국면에 들어섰나
【콤=AP/뉴시스】3일(현지시간) 이란 콤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들고 모여 있다. 2018.1.4.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이란혁명수비대가 3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가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시위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모하마드 알리 자파리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폭동(반정부 시위를 의미) 종료를 선언한다"며 "신의 도움 아래 그들의 패배가 명백해졌다"고 밝혔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자파리 사령관은 "혁명 반대 세력으로부터 훈련을 받고 폭동을 주도한 여러 말썽꾼을 체포했다"며 "이들에 대해 엄격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파리 사령관은 반정부 시위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성명은 추가 시위에 대한 경고 차원일 수도 있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 파견된 외신 기자들은 며칠 사이 참가자 규모가 줄어들긴 했지만 2일 밤까지 적어도 10개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AP통신은 3일 누르아바드 지역에서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장면을 찍은 영상이 온라인상에 올라왔지만 촬영 일시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매체들은 3일부터 테헤란 등 주요 도시에서 친정부 시위가 열렸다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시위대는 '미국의 용병들을 처단하라', '폭동자들을 처형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28일부터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진행됐다. 처음에는 물가 폭등과 실업률 상승 등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였지만 점차 그 성격이 하산 로하니 정권 반대로 확대됐다.
이번 시위는 2009년 부정선거 규탄을 위해 수도 테헤란을 중심으로 진행된 '녹색 운동' 이후 8년래 가장 규모가 컸다.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22명이 숨졌고 최소 530명이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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